금융 금융일반

잇단 사고.. 하나금융 ‘합병시너지’ 언제쯤?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17 17:15

수정 2014.10.28 06:39

잇단 사고.. 하나금융 ‘합병시너지’ 언제쯤?

갈 길 바쁜 하나금융그룹이 잇따른 악재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수익 면에서는 선방하고 있지만 각종 사고 등 악재로 빛을 잃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KT ENS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으로 충당금 적립에 비상이 걸렸다. 비정상여신 잔액 225억원과 정상여신 360억원 규모이며 지난해 4·4분기에 소급 적용한 충당금은 895억원에 달한다. 이는 KT ENS 대출사기 관련 금액 1480억원 중 증권사 지급보증분 280억원을 제외한 위험노출(익스포저) 1200억원의 약 75%다. STX조선해양 추가 지원에 따른 충당금도 100억~2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 카드사업부문(외환카드)의 통합이 예정보다 늦어져 하나금융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외환은행이 제출한 계획을 바탕으로 예비 인허가 심사를 진행 중인데 예전 카드사 분사 사례와 달리 준비가 덜된 것 같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자본금 6400억원에 자산 2조8118억원으로 외환카드를 지난달 말까지 분할하고, 이달 중 하나SK카드와 통합하는 게 목표였다. 여기에 하나SK카드의 2대주주인 SK텔레콤(49% 보유)의 보유지분 매각 가능성이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다.

두 은행의 시너지도 예상 외로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73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전년 대비 35.1% 증가한 것이다. 반면 외환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1.6% 감소한 3657억원에 머물렀다.

하나금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다르다. 지난 2012년 하나은행의 순이익이 하나금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9%, 외환은행은 39%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나은행은 72%로 급증한 반면 외환은행은 35.9%에 그쳤다.

경비지출의 효율성을 알아보는 '수입 대비 경비 비율(Cost Income Ratio)'도 지난 2010년 46.7%에서 지난해 62.7%로 급상승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환은행 합병에 따른 비용절감 등의 시너지를 아직까지 보여준 게 없다"면서 "두 은행의 합병에 따른 연간 순이익 기대치는 1조6000억원에 달했지만 저성장·저금리 영향으로 이익 모멘텀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 자기잠식)'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