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4대 금융지주 하반기 경영 화두 4社 4色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7 17:06

수정 2014.10.24 21:29

4대 금융지주 하반기 경영 화두 4社 4色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6일 경기 일산 킨텍스(KINTEX)에 임직원 3000여명을 모았다. 저성장, 저금리가 본격화하면서 금융산업의 경영 환경이 살얼음판이란 판단에 하반기 경영전략을 공유하고 민영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최근 '통합(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하나로 모으지 않고서는 생존 자체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금융지주들에 비상이 걸렸다.

저금리 저성장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더이상 예대마진에 의존할 수 없는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미뤄진 기업 구조조정도 봇물처럼 터지면서 리스크도 증폭되고 있다. 그렇다고 수비만 하다간 미래가 없다. 이들의 하반기 경영전략을 잘 뜯어보면 리스크 관리 못지않게 기회 포착이라는 요소가 담겨 있다.

국내적으론 민영화·통합 등 현안을 푸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고, 밖으론 중국.동남아·중동 등 신흥시장 개척에 좀 더 적극성을 보이려는 기색이다. 분주하지만 차별화된 4대 금융지주의 움직임을 쫓아가봤다

이순우 회장. '뼛속까지' 은행인이라는 말처럼 금융산업의 현주소를 가장 잘 알고 있다. 그가 하반기 1순위로 과제로 꼽은 것은 민영화다.

이 회장은 "상반기에 증권계열과 지방은행 매각이 차질 없이 진행돼 하반기엔 우리은행 민영화 달성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사람들의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는 맹자의 글귀)'를 인용, 성공적인 민영화를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평소 '고.현.정'(고객 제일·현장중심·정도영업)을 입버릇처럼 강조한다. 2011년 행장 시절부터 "진정으로 고객 니즈(needs.요구)를 생각하고 고객 가치를 사명으로 여기는 경영만이 반드시 성공한다. 고객은 우리의 존재 목적이며 경영의 최우선 가치"라고 말해 왔다.

그는 하반기 핵심 경영전략을 '고객 Relationship 강화'와 '글로벌 우리뱅크(Global Wooribank)'로 정하고, 고객 중심의 영업력 강화와 함께 미래수익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을 주문했다. 우리금융지주호를 이끈 지난 1년 어려운 환경에서도 '세계 1000대 은행'의 자리를 지켜냈지만 현실에 안주하다간 미래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12일 임원 워크숍이 열린 경기 용인시 하나은행 연수원. 회의 시작 얼마 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 추진을 위한 결의문' 낭독과 함께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정태 회장은 하나금융의 미래를 '통합'에서 찾고 있다. "통합은 대박이다"라는 말에서 그 의지를 엿볼수 있다. 그는 "조기통합은 대내외 위기 상황을 돌파하고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이에 따른 혜택은 직원들에게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은 하나-외환은행 통합에 따른 시너지를 연간 3121억원(비용절감 2692억원, 수익증대 429억원)으로 보고 있다. 조기통합이 이뤄진다면 약 1조원의 시너지를 얻게 된다. 또한 점포 네트워크는 975개, 총여신은 200조원대로 확대돼 규모의 경제를 달성, 시장 선도가 가능해진다.

신한금융지주는 느긋하다.

한동우 회장은 신한과 반평생을 함께해온 정통 은행인이다. '따뜻한 금융', 금융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것이 한 회장의 철학이다.

하반기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 등 계열사의 방향도 이 같은 기본틀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금융그룹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서진원 행장은 지난 21일 경기 용인시 신한은행 연수원에서 임원과 부서장 등 1100여명을 모아 놓고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더욱 강한 실행력을 발휘해 미래 성장 시장에서 차별적 경쟁 우위를 확보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신한은행의 핵심 역량이 10년 뒤에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고민해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B금융지주는 내홍을 수습하기에도 바쁜 상황이다.

일본 도쿄지점 부실대출, 국민주택채권 횡령, 주 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의 내분 사태 등으로 중징계가 예정돼 있어 앞날에 대한 거취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kmh@fnnews.com

김문호 성초롱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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