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뒤죽박죽 저축銀 대출금리 ‘낚시 주의보’

고민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8.26 17:21

수정 2014.10.23 19:13

뒤죽박죽 저축銀 대출금리 ‘낚시 주의보’

#. 생활자금 용도(월세 보증금 일부)로 300만원을 마련하려고 저축은행을 찾아다닌 사회초년생 20대 박모씨는 지인이 알려준 저축은행중앙회의 금리비교 사이트에서 제일 낮은 금리를 제시하는 저축은행 서너 군데를 뽑았고, 그중 A저축은행을 통해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급한 마음에 해당 저축은행에서 제시한 금리를 그대로 받아들여 대출을 받았는데 오히려 B저축은행 금리가 10%포인트 이상 더 낮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저축은행중앙회) 사이트를 보더라도 어디 은행 금리가 더 낮은지 비교하기가 힘들 정도로 뒤죽박죽 나와 있어 발품을 팔지 않고서는 낮은 금리를 제시하는 저축은행을 찾아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간 대출금리 비교가 어려워 서민의 불편함이 가중되고 있다. 은행마다 대출금리를 산정하는 기준이 천차만별인 데다 여전히 획일적으로 고금리를 적용하는 저축은행이 많아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을 찾기가 힘들다는 지적이다.

26일 저축은행중앙회의 대출금리 공시사이트에 따르면 가계신용대출 금리(적용금리 및 평균금리)가 공시되지 않은 저축은행이 과반수에 이른다. 특히 대신, HK, 친애, OK저축은행 등은 최저와 최고 금리기준을 제시한 반면 예성, 푸른저축은행 등은 아예 무표기 상태로 나와 있다.

또한 신안저축은행은 최저금리만 공시돼 있고 서일저축은행은 아예 금리를 '0'으로 표기해 놓는 등 공시기준이 제각각이다.

이 때문에 해당 사이트를 통해 금리 기준을 찾아보고 대출을 진행했던 다수의 금융소비자가 실제와 다른 금리 기준으로 인해 낭패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C저축은행을 통해 신용대출을 진행했던 40대 주부 이모씨는 "홈페이지에선 적용금리가 14%라고 나와 있었지만 실제 문의해 보니 20%가 넘는다고 말하는 은행이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처럼 제2금융권을 통해 대출받는 서민이 70% 이상인데, 실상 대출금리는 여전히 일반 대부업체와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높고, 대출금리 산정기준도 제각각인 게 사실"이라며 "문제는 개략적인 금리 비교조차 어려울 정도로 신빙성이 많이 떨어지다 보니 금리나 한도를 하나하나 꼼꼼히 찾아봐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에선 이미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지난 5월 저축은행의 대출금리체계를 개정하는 것은 물론 대출금리 비교공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당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의 획일적인 고금리 적용 영업행태를 개선하고, 비교공시를 위한 규정 개정과 시스템 개편을 6월 초까지 마무리하겠다고 계획한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에는 은행마다 대표적인 상품별 신용등급별 금리와 금리대별 취급비중 등이 공시돼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공시자료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향후 일정에 약간 변동이 있는 점을 감안해 이른 시일 내 이 같은 상황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gms@fnnews.com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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