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1+3’ 슈퍼메가뱅크 만든다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3.01 17:41

수정 2010.03.01 17:41

우리나라에도 HSBC, 씨티은행 등과 같은 '글로벌 슈퍼메가뱅크'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연내 추진을 목표로 우리금융에 대한 민영화 작업을 진행 중이고 내년에는 산업은행도 민영화에 착수한다. 기존 은행 가운데 중 누가, 어느 곳을 인수합병(M&A) 하느냐에 따라 국내 금융산업의 지도가 '확' 바뀔 수 있다. ▶관련기사 3면

특히 정부는 '국민+우리' '하나+우리' 수준의 '메가뱅크'를 넘어 중장기적으로 '국민(또는 하나)+우리+산은+외국계은행'이라는 '슈퍼메가뱅크'를 만들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은행이 외국계은행을 인수해 상품성 있는 상업투자은행(CIB)을 구성한 뒤 민영화를 진행하고 이후 '국민+우리' 또는 '우리+하나' 등과 합친다는 것이다.

향후 금융 분야를 '한국을 먹여 살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산업'으로 보고 우리나라를 동아시아의 '금융허브'로 만들기 위해선 국내 금융기관의 대형화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정부 고위층부터 실무 금융당국까지 '금융의 대형화 추진'에 대해선 큰 이견이 없고 오히려 가능한 많은 은행을 합쳐서라도 금융을 키우자는 입장"이라며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금융(317조원)과 KB금융(316조원)을 합치면 자산규모가 630조원을 웃돌고 우리금융과 하나금융(169조원)의 조합도 자산이 500조원에 육박한다. 여기에 자산 규모가 150조원이 넘는 산업은행과 산업은행이 인수를 추진 중인 외국계은행을 더할 경우 세계 30위권의 슈퍼메가뱅크가 탄생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다만 우리금융이 KB금융, 하나금융 중 어느 쪽과 합치더라도 관치금융 논란 내지는 특혜 시비가 제기될 수 있어 이를 피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서민금융을 위해 지방은행을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우리금융에 대한 민영화 작업을 마무리한 뒤 우리금융 계열의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지방은행들도 생존을 위해 지방은행끼리 또는 지방은행과 중대형 은행 간의 '합종연횡'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최근 한국금융연구원은 "국내 은행산업은 글로벌시장을 지향하는 1∼2개 초대형 은행과 국내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2∼3개의 중대형 은행, 다수의 지역은행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국회에서 "우리금융의 민영화 방식으로 다른 금융회사와의 합병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국내 금융산업 재편을 향한 활시위는 이미 당겨진 셈이다.

/blue73@fnnews.com윤경현 김주형 안대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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