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KT ‘통신망+신용카드’ 새 결제시스템 구축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7.07 19:01

수정 2010.07.07 19:01

KT가 비씨카드를 인수하게 되면 기존 신용카드업과는 차별화된 혁신적인 사업모델이 나올 전망이다. 이 때문에 카드업계의 눈은 과연 KT가 기존 카드시장의 시스템을 바꿔놓을 수 있을 것인가에 쏠리고 있다. KT의 야심은 통신기술을 카드사업에 접목시켜 새로운 결제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 이 때문에 KT는 "비씨카드를 인수하지만 신용카드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신용카드사업은 기존의 은행들과 카드사들이 계속해서 맡고 KT는 결제 프로세스 사업만 담당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KT는 "금융사들과 경쟁구도가 아닌 협력관계에 있게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새로운 카드 프로세싱 시장을 구축하면 그 고객은 은행과 카드사이므로 오히려 은행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비씨카드엔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SC제일은행, 농협, 한국씨티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대부분 참여하고 있다.

■KT, 통신망 이용한 새로운 카드 결제시스템 구축

현재 대부분의 카드사와 은행들은 결제대행서비스(밴·VAN) 업체에 건별승인수수료를 지급하고 가맹점 조회·승인 등 결제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다. 가맹점 포스단말기에서 카드 계산을 하면 카드정보가 밴사로 전송되고 밴사는 카드사의 승인을 받아 다시 승인내역을 가맹점에 전송해준다. KT는 이같은 결제 프로세스에서 자사 통신망을 이용해 밴의 기능을 효율화하고 비씨카드가 직접 승인과정을 처리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카드 결제 때 포스단말기를 통하지 않고 휴대폰으로 결제가 되면 이미 구축돼 있는 KT의 통신망으로 카드 정보가 전송돼 이용고객은 승인내역까지 한번에 받아볼 수 있다. 카드사가 더 이상 밴사에 건별 승인수수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뜻이다. 밴사에 지급하는 승인수수료는 카드업계의 큰 골칫거리였다.

이를 위해 KT는 은행권과 공동멤버십을 구축할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자동차를 만들어 파는 사람과 고속도로를 만드는 사람은 각각 다르다"면서 "은행과 카드사들이 자동차를 만든다면 우리는 그 차가 달릴 수 있는 고속도로를 만드는 셈"이라고 말했다.

■하나SK카드 모델과는 달라

이러한 KT의 사업방향은 올 초 SK텔레콤이 하나금융그룹과 합작으로 출범시킨 하나SK카드와는 그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 SK텔레콤은 올 초 하나카드에 지분 49%를 투자해 하나SK카드를 출범시켰다. 하나SK카드는 금융과 통신이 융합한 신개념 신용카드사를 목표로 컨버전스 카드상품을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다. 하나SK카드는 카드상품에, KT는 은행들에 제공하는 망인프라에 사업의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카드를 발행하는 영업은 은행이나 카드사에 맡기고 KT는 새로운 결제 프로세스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라며 "KT의 목표는 신용카드업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KT는 금융시장 강자가 아니기 때문에 신용카드업에 진출해 은행과 경쟁하면 절대 이길 수 없다"면서 "비씨카드를 인수한 뒤에도 은행들이 독자적으로 간다면 비씨카드는 인수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미 은행마다 밴을 대체할 독자적인 카드결제망 구축을 추진중인데 과연 KT가 이들 은행의 필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이에대해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KT가 각 은행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뿐더러 많은 투자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KT엔 비씨카드를 인수해 신용카드사업에 진출하는 것 빼곤 특별한 비즈니스모델이 없다"고 절하했다.

/true@fnnews.com김아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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