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카드 고객 중 윤씨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 새로운 결제방식인 '페이플랜' 서비스에 등록돼 있는 사람이 상당수여서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5일 KB카드 등에 따르면 페이플랜 서비스 가입자는 전체 KB카드 고객(1000만명) 가운데 40%(400만명)에 이른다. 하지만 페이플랜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은 30만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370만명의 고객은 이용하지도 않는 서비스에 등록한 셈이다.
페이플랜이란 이용대금 중 원하는 일정 비율 또는 최소 결제액만 납부하면 나머지 대금은 연체 없이 자동 연장되는 리볼빙결제의 다른 이름이다. 전월 결제 후 잔액에 대해선 일정률의 이자와 수수료가 부과된다. 물론 페이플랜을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희망 결제액을 100%로 설정해놓으면 일시불로 결제된다. 페이블랜은 고객에겐 연체를 피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는 제도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연체율을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고 할부 이율에 비해 높은 이용수수료를 부과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다.
문제는 한때 카드사들이 신규 고객 유치 시 리볼빙을 등록할 때 고객의 의사를 물어보지 않고 무작위로 가입시키면서 지금도 관련 내용을 모르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란 점이다. 굳이 분할 상환이 필요 없는 소비자들까지 자동으로 리볼빙이 적용된 것.
다만 지난 2008년 리볼빙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금융감독원이 점검에 나섰고 2009년부터는 계약 관계를 투명하게 하는 방안을 카드사 자체적으로 만들어 시행에 들어갔다. 리볼빙 등록 시 카드발급 서류에 추가로 서명만 하면 되던 리볼빙 약정서를 따로 작성하도록 한 것. 이후 리볼빙 증가율은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기존에 등록된 고객들은 여전히 해당 서비스에 가입돼 있는 상태다.
KB카드 관계자는 "서비스 가입 시 설명이 부족했던 부분은 창구직원의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금감원의 지도 이후 신규 고객에겐 약정서를 따로 작성하게 하는 등 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존 고객에 대해서는 해당상품에 대해 텔레마케팅(TM) 등을 통해 알리고 있지만 워낙 많은 고객이 가입돼 있어 아직 모든 고객에게 설명해주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객이 최초로 가입할 때 상품의 특성이나 위험을 모르고 등록을 했을 경우 불완전 판매의 소지가 있다"면서 "리볼빙 서비스에 가입돼 있는지 모르는 기존 고객에게는 안내장을 보내 상품에 대한 상세 설명을 제공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true@fnnews.com김아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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