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신용카드

모바일 카드 시범지역 명동 NFC존 가보니..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1.28 17:31

수정 2014.11.20 12:09

"모바일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데…하는 법을 몰라요."(A 편의점)

"모바일카드 결제를 하는 고객이 거의 없어 NFC 결제기를 뒤쪽에다 치워놨어요."(B 화장품 매장)

지난 주말 근거리통신(NFC) 결제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 명동 일대의 커피숍·편의점·패스트푸드·화장품 매장을 직접 둘러봤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사, 카드사, 결제대행업체(VAN) 등은 지난 10일 서울 명동 일대를 NFC존으로 선포하고 내년 2월 10일까지 3개월간 시범서비스에 돌입했다. 커피숍·편의점 등 230여개 매장에 NFC 관련 서비스(모바일카드 서비스)를 실제로 이용해 보게 한다는 것이 방통위의 계획이었다.

카드사들도 기회를 놓칠세라 모바일 마케팅에 불을 댕겼다. 신한·삼성카드에 이어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는 지난 7일부터 기존 신용카드를 모바일카드로 바꿔 발급했고 하나SK카드는 시범지역에서 현장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명동 쿠폰' 서비스에 돌입했다. 그러나 모바일카드를 제대로 사용하는 곳은 없었다.


■"모바일 결제 이용 고객 없어요"

명동 S커피숍. 매장 출입구엔 NFC 로고 스티커가 붙어 있고 계산대엔 로고가 보이는 아크릴판이 놓여져 있다. NFC존에서 NFC시범서비스에 참여 중인 업체란 표시다. 그런데 주문을 하면서 NFC 모바일 결제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하는 법을 잘 모른다"며 다른 직원을 데리고 왔다. 매장 직원은 "모바일카드 시범 사업 이후 모바일 결제를 원하는 고객이 아직 없었다"며 "사람들에게 홍보가 잘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프랜차이즈 커피숍 2곳에도 물어봤지만 대답은 같았다.

시범 사업에 참여 중인 또다른 C커피숍. NFC존임을 알리는 로고와 하얀색 NFC 결제기가 눈에 띄었다. 그러나 매장 직원은 "모바일 카드 결제를 거의 해보지 못했다"며 "고객 대부분이 자신의 스마트폰이 NFC 결제가 가능한 폰인지조차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NFC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화장품, 아이스크림 매장들은 한술 더 떴다. NFC존임을 알리는 아크릴판이 아예 치워져 있거나 결제기가 아크릴판 뒤에 놓여 있는 등 기존 플라스틱 카드 결제기와 나란히 놓고 쓰는 매장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시범 사업에 참여하는 편의점들도 NFC존 참여 매장임을 알리는 스티커가 아예 없어졌거나 점원이 결제하는 법을 모르고 있었다. 특히 시범사업 참여 매장 게시판에도 모바일 결제 방법에 대한 설명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부 매장에선 출입구에 붙어 있는 NFC존 로고가 일반 카드사 로고와 겹쳐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모바일 카드 신청자 미미

시범사업 후 모바일 카드 신청자도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모든 통신사에서 모바일 카드를 다운받을 수 있는 게 아니고 이용 가능한 스마트폰 기종도 제한적이어서 신청자의 증가 속도가 느리다"며 "가시적인 효과는 한 달이 지나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아직까지 모바일카드 기술 표준 체계가 없어 섣불리 많은 카드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인프라 확대와 보안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차세대 모바일 카드를 출시한 BC카드 관계자는 "결제 구조 변화에 따른 단말기 등 인프라 확대 문제는 결국 고객의 수요에 달린 것"라며 "플라스틱 카드와 모바일카드가 당분간 병행구조로 가겠지만 2∼3년 내엔 모바일 결제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pring@fnnews.com이보미기자

■사진설명=서울 명동 지역의 한 커피숍 계산대 위에 'NFC존'임을 알리는 아크릴판과 NFC 전용 결제기(모바일카드 결제기)가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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