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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흥행’ 경부축서 경인축 이동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05.07 21:46

수정 2014.11.06 01:22


‘경부선 지고, 경인선 뜨나.’

경부고속도로와 경인고속도로 인근 분양업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경부선 인근 분양업체들은 줄줄이 미분양을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는 반면 인천을 중심으로 한 경인선 인근 분양은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경부선은 일종의 분양성공의 보증수표 역할을 해왔는데 주택경기 침체와 개발호재 부재 등으로 경인선에 자리를 물려주게 됐다”며 “앞으로 분양시장도 서해안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원 평택 천안 ‘경부선’ 미분양 속출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3월 경기 오산시 고현동에서 648가구를 분양했다. 이 지역은 그동안 신규 아파트 공급이 많지 않아 청약자가 많이 몰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3일 동안 겨우 741명만이 접수해 간신이 미달 사태를 면했다. 지방에서 가장 인기 있는 33∼40평형으로 구성된 단지임을 생각하면 상당히 의외의 성적표다.
현재 이 단지는 30여가구가 아직 주인을 못 찾고 있는 상태다.

또 GS건설이 경기 수원 입북동에서 지난 1월 재건축 921가구 중 일반분양분 687가구를 분양한 서수원자이도 인근의 뛰어난 입지와 저렴한 분양가에도불구, 1.7대 1의 청약률 끝에 15가구가 아직 미계약분으로 남아 있다.

경기 평택도 미분양에 허덕이기는 마찬가지다. 대우건설이 지난해 7월 용이동에서 분양한 715가구도 분양한 지 1년이 다 돼가지만 미분양 물량이 40여가구에 달한다.

충남 천안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수도권 전철이 연장되고 유입인구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지만 분양성적표는 거꾸로 가고 있다. 올해 분양 첫 스타트를 끊은 불당동 한화건설 등이 줄줄이 미분양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이곳은 대우건설의 신방통정 푸르지오를 비롯해 계약률이 10%를 못 넘긴 성적표를 쥔 업체가 수두룩하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견본주택 문을 열면 웬만하면 청약이 마감됐었는데 요즘은 경부선 지역에서 분양하기가 겁난다”며 “아무리 입지가 좋아도 일단 미분양이 쌓이기 시작하니까 분양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천 파주 ‘경인선’ 인근 분양 호조세

하지만 인천, 경기 파주, 김포 등 경인선 주변 분양아파트에는 연일 청약행렬이 몰리고 있다.

지난 3월 초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한 주상복합아파트 코오롱 더 프라우는 청약 첫날 인천지역 1순위자가 대거 몰리며 모든 평형이 마감됐다. 50∼84평형의 중대형으로만 구성된 126가구에 인천 주민 966명이 몰린 것이다. 외곽지역에 위치한 입지조건이나 소규모 단지라는 약점에도 예상밖의 청약 성적을 기록했다.

같은 달 월드건설이 파주시 교하지구에서 분양한 타운하우스도 다소 낯선 개념의 주거형태지만 139가구 모집에 453명이 몰려 3.2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또 1·31 대책이 발표된 바로 다음날부터 청약이 시작된 인천 영종도 금호어울림(313가구)도 초강력 규제에도불구, 1027명이 몰려 정부의 집값안정대책 의지를 무색케 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연수구 송도동에서 분양한 웰카운티도 362가구 모집에 1만7583명이 청약해 48대 1의 기록적인 경쟁률을 나타낸 바 있다.


이에 대해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경부선 인근 분양률이 저조한 것은 그동안 워낙 주택 공급량이 많은데다 개발호재가 많이 사라진 반면 인천 등 서해안지역은 송도신도시 개발 등과 보상금이 많이 풀리면서 분양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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