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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주인 때문에..” 파크원·SIFC 엇갈린 신세

김명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12.08 18:11

수정 2010.12.08 18:11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지구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서울국제금융센터(SIFC)와 파크원(Parc1)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서울시가 주도한 SIFC는 준공 전부터 딜로이트와 ING리얼에스테이트자산운용 등 해외 유명 외국계 금융사와 임대차계약을 맺는 등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외국계 자본이 주도한 파크원은 토지주와의 분쟁으로 공사가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SIFC와 파크원의 경우를 놓고 보면 외국계 자본이라고 무턱대고 끌어들여 오는 것보다는 보다 철저하게 검증한 후 사업성을 면밀하게 분석해 추진해야 한다는 교훈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파크원 내년 말 완공 물 건너가나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서울 여의도동 22번지에 짓는 총 2조3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개발사업인 ‘파크원’ 프로젝트가 자칫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다국적 부동산 시행사인 스카이랜은 지난 10월 파크원을 놓고 지상권 소송을 제기한 모 종교재단을 상대로 맞소송을 준비 중이고 지난 10월 중 마무리돼야 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 계획도 흐지부지되고 있다.

스카이랜 측은 “서울시, 금융위원회 등과 대화를 통해 사업 진전을 도모하고 있지만 우선적 대화당사자인 종교재단과의 대화가 단절된 상태”라면서 “현재 법률자문을 통해 맞고소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당초 10월 중 오피스타워 2동의 매입 계약금으로 880억원을 입금키로 했던 미래에셋증권도 자금 지급을 보류했다. 미래에셋맵스 이재길 부동산투자개발본부장은 “지난 10월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종교재단 등의 문제가 포착돼 (계약금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공업체인 삼성물산도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삼성물산은 파크원의 공사비로 계약금 420억원을 제외하고는 한 푼도 못받고 있다. 지금까지 대략 1000억원 이상의 공사비가 밀렸으며 지난 8월 ‘고통분담’ 차원에서 총 공사비 1조3000억원 가운데 2500억원을 유보키로 합의까지 했다.

현재 파크원은 지주와 시행사 오피스타워 1개동의 매수를 전제로 대출을 일으킨(선물계약) 맥쿼리 컨소시엄, 2개동 매수자인 미래에셋, 신디케이트론 주거래 금융기관인 신한은행 등이 얽히고설켜 문제가 점점 꼬여만 가고 있다. 파크원은 당초 2012년 말 완공 예정이지만 현재 25% 공정률에서 중단됐다.

■SIFC 글로벌 금융사 유치 총력전

이에 반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SIFC는 글로벌 금융회사 유치에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금 조달을 모두 마친 상태이며 현재 글로벌 금융회사를 유치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딜로이트와 ING리얼에스테이트에 이어 지난 9월 다이와증권과 입주계약을 체결했으며 대여섯개 업체와 추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11월 말 금융감독원과 함께 일본 도쿄와 영국 런던에서 투자유치 설명회를 개최한 결과 CLSA증권 등 2개 금융회사와 입주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전문가들은 SIFC는 파크원 외국계 디벨로퍼가 주도적으로 참여한 대표적인 빌딩들. 현재 전국의 대규모 개발사업 가운데 특히 외국계 자본이 투입된 PF사업 중 정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곳은 손에 꼽는다.

서울시 투자유치과 최판규 팀장은 “서울시는 여의도를 국제금융도시로 키우겠다는 본래 취지에 따라 SIFC 개발을 진행했다”면서 “초기에 계약을 정교하게 한 덕분에 글로벌 금융위기도 수월하게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시는 행정기관인 만큼 시행사와 면밀한 협의체계를 갖고 사업이 단계별로 진행될 때마다 보고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췄다”면서 “사업자들도 서울시가 담보를 하니까 믿고 투자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IFC는 2011년 말 완공 예정으로, GS건설이 공사를 맡아 현재 50%가 넘는 공정률을 기록하고 있다.

/mjkim@fnnews.com김명지기자

■사진설명=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지구 랜드마크로 지어지고 있는 서울국제금융센터(SIFC)와 파크원(Parc1) 건립 사업이 대조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SIFC(왼쪽 사진)는 준공을 앞두고 외국계 유명 금융사를 대거 유치하는 등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Parc1(오른쪽 사진)은 소송에 휘말리면서 공사가 중단되는 등 파행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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