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4·1 부동산 대책] 강남권을 위한 4·1 부동산대책?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5.19 17:15

수정 2013.05.19 17:15

[4·1 부동산 대책] 강남권을 위한 4·1 부동산대책?

4·1부동산대책 이후 서울 강남권이 거래와 시세 동반상승으로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선행지역이 살아나면 주택시장 회복의 신호탄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4·1대책=강남권을 위한 대책'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아 전문가들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부가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부자감세 논란과 함께 대책 효과를 반감시킨 단골 메뉴인 데다 향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 등 풀어야 할 과제 해결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어서다.

■골이 깊으면 산이 높다

19일 시장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4·1대책을 강남권을 위한 대책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우선 대책 효과가 가시화되면 낙폭이 큰 지역 중심으로 반등폭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시장논리를 제기하고 있다.
'골이 깊으면 산이 높다'는 증시 격언과 같은 맥락이다. 부동산114가 조사한 서울 아파트 매매가 변동폭을 보면 집값이 본격적으로 하락한 2010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3년간 강남3구(서초, 강남, 송파)의 하락률은 14.2%로 비강남권 -10.0%보다 상대적으로 낙폭이 크다. 강남3구 재건축 아파트는 이보다 하락폭이 더 큰 -15.9%다. 여기에 강남 재건축에 대한 종상향 등 해묵은 규제들이 올해부터 하나둘 풀리면서 강남권의 반등폭이 더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강남권은 시장에 선행한다

강남권의 선행성 역시 무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교육 1번지로 실수요와 투자수요 모두 선호도가 가장 높아 전통적으로 시장 반응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 지역이다. 이는 실수요 주택거래 정상화와 서민 중산층 주거안정 지원 등 강남권 수혜와 거리가 먼 2010년 8·29대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신설, 취득세 감면시한 1년 연장, 무주택자·1가구1주택자 주택구입 시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 금융사 자율심사 결정 등 철저히 중산층 실수요자들을 위한 지원책들로 이뤄진 대책이었다. 하지만 발표 후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곳은 강남3구 재건축 아파트였다. 발표 한 달 만인 9월부터 반등세로 반전해 7개월 연속 하락세에서 벗어났고, 이후 2011년 2월까지 상승했다. 재건축을 포함한 강남3구는 11월부터 반등했다. 이에 비해 비강남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대책 발표 4개월 만인 2010년 12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강남3구 재건축보다는 3개월, 강남3구 전체와 비교하면 한 달 뒤였다. 부동산114 이미윤 과장은 "과거 8·29대책 등 비강남권에 포커스가 맞춰진 대책에도 대부분 강남3구가 가장 먼저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세제혜택 축소가 오해 키워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시장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 낙폭이 크고 입지경쟁력이 뛰어난 곳에 돈이 몰릴 수밖에 없다"면서 "4·1대책에서 세제혜택 대상 범위를 9억원에서 6억원으로 축소하면서 오히려 강남권 집값 상승과 거래 증가가 더 부각됐다. 세제혜택 축소로 서울에서만 9만6911가구가 소외됐고 이 중 75%에 해당하는 7만2896가구가 강남3구를 제외한 비강남권"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전문위원은 "4·1대책 세부내용은 야당에서도 찬성한 것"이라며 "당초 원안대로 세제혜택 대상을 9억원으로 잡았다면 수혜 대상이 늘어나 강남권을 위한 대책이라는 비판도 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말까지는 지역별로 시차를 두고 회복세가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지난 3월 공급한 경기 화성 동탄푸르지오는 계약률이 분양 당시 약 80%에서 최근에는 93%로 높아졌다. 대부분 저층인 잔여물량도 요즘 하루에 최대 10가구씩 계약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달 초 분양된 경기 평택 용이동 'e편한세상 평택'은 평균 1.03대 1의 청약경쟁률로 지역 내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서서히 시장의 온기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