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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돈안드는 전세, 시장에 먹힐까? “전셋값만 올릴 것”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8.12 14:00

수정 2013.08.12 14:00

오는 23일부터 '목돈 안드는 전세' 대출상품이 시중은행에서 출시되지만 부동산 중개업계 및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큰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현재의 전세대란은 공급 부족으로 인해 나타난 측면이 큰데도 저리 대출 상품만으로 전셋값을 잡거나 전세난을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히려 저리 전세대출이 더 많은 수요를 끌어들여 결국 전셋값만 더 올릴 것이라는 예상인 것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12일 "당장 세입자 입장에서는 반전세 전환에 따른 임대료 부담이나 신용 대출에 비해 주거비 부담을 낮출 수 있으나 시장 전체로는 전세수요가 더 늘어나 전세금 상승으로 이어지는 부메랑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목돈 안드는 전세상품만으로 전세난을 잡기 어려울 것"이라며 "도리어 과잉 유동성 측면에서 전셋값을 밀어올리는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2가지 상품 중 집주인 담보대출 방식(목돈안드는전세1)이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 양도방식(목돈안드는전세2) 보다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과장은 "지금 전세 시장이 집주인 위주인데다 전세 수요가 많은 상황에서 굳이 집주인이 담보를 제공할 필요가 없다"며 "담보 안해도 전세 들어올 사람이 줄을 섰는데 시장상황과 전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KB국민은행 박 전문위원도 "집주인 담보대출 방식의 경우 대부분 사람들이 자신의 집을 담보로 잡는 데 거부감이 많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 양도방식은 나름의 효과가 있겠지만 집주인으로서 전세수요가 널려 있는데 굳이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할 이유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 상황이라면 모를까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많은데 굳이 자신의 이름으로 대출받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일단 전세가 있어야 전세대출 상품의 의미가 있지, 전세물건 자체가 없는데 국토교통부에서 전세를 어떻게 공급한답니까"라고 반문했다.


노원구 S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전혀 할 것 같지 않다. 실제 현장과 관계가 먼 책상머리 정책"이라며 "어느 임대인이 귀찮게 그렇게 하겠느냐. 나라도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송파구 C공인 대표도 "송파구 일대엔 전세물건이 없어서 전세자금 대출 상품이 나올 경우 전셋값이 더 오를 것 같다"며 "지금 전세물건이 하나만 나와도 중개업자들끼리 전쟁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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