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창업

[벤처창업 열전] ② 디지털 X선촬영장비업체 뷰웍스

강두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0.08 15:48

수정 2014.11.04 22:37



지난 1895년 겨울 어느날, 진공방전관을 이용해 실험을 하던 독일의 과학장 뢴트겐은 기존의 음극선과는 다른 특이한 광선을 발견했다. 이후 X선 촬영장치는 100여년이 넘게 널리 활용되며 현대의학 발전에 기여해 왔다.

■X선 영상진단 업계의 ‘기린아’로 부상

일대 과학혁명을 일으킨 X선 촬영장치는 의료계를 중심으로 오랫동안 ‘문명의 이기’로 평가되어 왔다. 최근에는 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X선 촬영장치를 대체할 각종 디지털 X선촬영(DR, digital radiography) 기술이 부각되면서 X선 영상(radiography)진단 기기시장에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 DR은 일반 아날로그 방식의 X선에서 필름을 사용하는 대신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영상을 표시 할 수 있게 한 방식. 즉, X선을 필름에 쏴 이를 현상하던 아날로그 방식이 아닌 X선을 X선검출기(detector)에 노출시켜, 이를 전기적인 신호로 바꿔 영상을 얻어 낸다.

DR이 각광받고 있는 것은 기존 아날로그 방식이 실시간 진료, 원격지 진료 등 최근 디지털 정보혁명과 맞물려 급속히 진행중인 의료 환경의 변화를 따라 잡는데 근본적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 게다가 방사선 피폭 위험과 필름현상으로 인한 화학물질배출 등도 커다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에 반해 디지털 X선촬영장치는 상대적으로 인체에 유해한 X선을 적게 배출하면서도 보다 높은 해상도의 영상을 얻을 수 있는 게 특징. 때문에 머지 않아 디지털 방식이 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X선 촬영장치를 대부분 대체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한 벤처기업이 최근 X선 영상진단 시장에 일고 있는 거센 변화의 중심에 서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경기도 성남 상대원동에 소재한 의료·특수 영상장비 전문 업체 ‘뷰웍스(대표 김후식)’.

뷰웍스는 지난 99년 삼성테크윈출신의 연구원 6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회사다. 이 회사는 광학분야에서의 높은 기술력을 앞세워 설립초기 부터 성공가도를 달리는 듯 했다. 하지만 2002년 초 자금지원 부터 판로 개척에 이르기까지 전폭적인 지원을 받던 국내 의료기 전문업체 ‘메디슨’이 부도를 맞으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김대표를 포함한 6명 공동창업자들은 당시 사업을 접을까도 심각하게 고민 했다. 하지만 기술력과 맨파워에서 만큼은 자신이 있던 까닭에 이들은 ‘제2의 창업’에 나서는 각오로 회사를 추스리기 시작한다. 이후 2년간 뷰웍스는 광학 관련 외부 용역을 수주해 기본적인 회사 운영 자금을 확보하는 한편 기술 개발에 매진, 마침내 2003년 자체 개발한 ‘디지털 X선 촬영장치’를 시장에 선보이게 된다.

■디지털 X선 촬영장비로 세계 정상 도전장

뷰웍스는 디지털 X선 촬영장치, 초광각 렌즈, 산업용 CCD 카메라, 형광 증폭상 촬영기, 노광기 등 하드웨어와 이를 운영하는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제품 개발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자체 기술로 개발한 디지털 엑스레이촬영장치는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900만 화소와 1600만 화소급 디지털 X선 촬영 장치는 현재 까지 세계에서 단 3개 회사만이 생산 기술을 보유할 정도로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제품이란 게 회사측 설명이다. 현재 CCD(전하소재 결합, Charge Coupled Device) 방식의 디지털 X선 기기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이회사는 내년 부터 플랫 패널(Flat Panel) 방식의 제품 생산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5년 기준으로 13억달러 규모였던 세계 DR시장은 오는 2010년까지 30억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연평균 18% 이상의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북미와 유럽시장이 전체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들을 중심으로 시장 확대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내 시장 규모는 아직까지 미미하다. 현재 CCD와 플랫패널형 제품 모두를 합쳐 연간 300대 규모로 이중 100대 이상이 뷰웍스가 만든 제품이다. 연간 500∼600대 이상의 CCD형 제품을 판매중인 뷰웍스는 연간 700∼800대 규모의 캐나다 DR업체 IDC를 제외하면 세계 최대 규모로 평가받는다.

이와함께 지난해 부터는 의료용영상처리 장치인 ‘R/F(Radiography and Fluoroscopy) 솔루션’을 세계 최초로 개발·양산해 일본의 모 의료기기 전문회사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R/F는 동·정지 영상촬영과 투시촬영 기술을 결합한 촬영 장치로 몸 안에 카메라를 넣지 않고 X선만으로 환부를 정확히 촬영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

김후식 대표는 “R/F는 동영상으로 환부를 전체적으로 점검하고 정지영상으로 수술 부위를 확대 관찰할 수 있어 시술의 정확성과 용이성을 높인 혁신적인 의료기술로 평가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반도체, LCD 등 산업용 검사장비(AOI)에 필요한 영상 모듈 사업도 본격화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관련 제품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향후 2000억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해외 수출 비중이 60%를 웃도는 뷰웍스는 DR 사업이 본 궤도에 들어선 이후 실적도 해마다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04년 36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101억원으로 급증했으며 올해는 180억원의 매출과 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 프리미어벤처파트너스, 일신창투 등 주요 벤처캐피탈들이 투자에 참여한 이회사는 3년내 매출 1000억원 달성과 함께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dskang@fnnews.com 강두순기자

■사진설명=8일 뷰웍스 연구원들이 경기도 성남 본사 연구소에서 자체 개발한 디지털 X선 촬영 장치를 시험 가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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