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進軍’

양형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4.18 17:25

수정 2010.04.18 17:25

지난달 이건희 삼성 회장의 경영복귀 후에도 아들인 이재용 부사장이 국내외 현장을 발로 뛰면서 최고운영책임자(COO)로서의 경영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18일 삼성에 따르면 이재용 부사장은 이건희 회장의 경영복귀 후 스마트폰, 발광다이오드(LED), 반도체 등 주요 핵심 사업을 직접 챙기면서 왕성한 현장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는 이건희 회장 경영복귀를 계기로 이 부사장의 경영보폭이 축소되거나 경영승계 속도가 늦춰질 것이란 일각의 우려를 무색케하는 행보여서 눈길을 끌고 있다.

오히려 이재용 부사장은 이건희 회장 경영복귀 후 삼성전자의 차세대 사업군을 중심으로 COO의 경영능력을 발휘하면서 경영권 승계 후보자로서의 입지를 한층 강화하는 모습이다.

먼저 이 부사장은 지난달 말 삼성전자를 방문한 마이크로소프트(MS) 고위 임원을 직접 만났다.

이 자리에는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과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등 경영진도 동석했다.


이 부사장은 애플 '아이폰' 열풍을 계기로 국내외 휴대폰시장에서 최대 이슈로 떠오른 스마트폰분야에서 MS와 협력을 위한 논의를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 부사장은 MS 고위 임원에게 삼성전자가 오는 10월말께 출시를 목표로 개발중인 '윈도모바일7.0' 탑재 스마트폰 등을 비롯해 휴대폰 제품들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사장은 이달초에는 경기 용인 농서동 소재 '삼성 나노시티 기흥캠퍼스'(기흥 반도체사업장)도 깜짝 방문했다.

이 부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경영진과 함께 기흥 반도체사업장에서 주요 생산라인 현황과 경영전략 등에 대해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이 부사장은 수원 매탄동 소재 삼성LED도 찾아 LED사업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챙겼다.

특히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LED는 삼성전자의 신성장동력으로 이 부사장이 유독 관심이 많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결국 이 부사장은 삼성 경영에 복귀한 이건희 회장의 든든한 지원 아래 삼성전자의 차세대 사업군 육성과 주력 사업의 수익극대화를 진두지휘하면서 점차 경영보폭을 넓혀가고 있다는 게 삼성 안팎의 시각이다.

이 부사장은 오늘 6월 '호암상 시상식'과 오는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전시회인 'IFA2010' 등 외부 행사에 참석하는 일정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부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10'에 부친인 이건희 회장과 함께 참석해 삼성전자의 해외 마케팅 전면에 나섰다.


이어 지난 2월에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10밴쿠버 동계올림픽' 기간에 현지에서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만나기도 했다.

한편, 지난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 부사장은 지난 2004년에 처음 삼성과 소니의 합작사인 S-LCD의 등기임원으로 경영에 직접 참가한 후 지난 2007년 1월 전무로서 삼성전자의 고객담당최고책임자(CCO)를 맡아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후 이 부사장은 지난해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삼성전자의 COO로 국내외에서 활약하면서 경륜을 쌓아가고 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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