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결혼정보산업 ‘황금 알’ 낳을까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8.27 17:58

수정 2010.08.27 17:58

경기 침체에도 결혼정보산업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대로라면 10년 안에 3000억원대 시장 형성도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결혼정보산업이 업계의 바람대로 ‘황금 알’을 낳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거침없는 성장… 현재 1000억원대 시장

27일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결혼정보업체는 8월 현재 800여곳에 달하며 이들의 회원 수는 대략 6만여명으로 추정된다. 전체 시장규모는 1000억원대로 업계는 보고 있다.

회원 수나 매출 통계가 불명확한 것은 개인과 법인 사업자,국내 및 국제결혼 정보업체가 나눠지지 않았고 매출도 대부분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관련 업체는 업계 1위로 알려진 ‘듀오’ 한곳뿐이다. 때문에 듀오는 통상 업계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듀오의 지난 5년간 매출은 2004년 120억여원에서 2005년 132억여원(증가율 10.8%), 2006년 165억여원(24.5%), 2007년 170억여원(2.6%), 2008년 178억여원(4.7%), 2009년 208억여원(16.7%) 등 상승 곡선을 이어갔다. 당기순이익도 2004년 7억7000만원에서 이듬해 16억9000만원으로 119.4% 뛰었다. 이어 2006년 22억1900만원(31.3%), 2007년 22억2200만원(0.14%)으로 증가하다가 2008년 20억6000만원(하락률 6.98%)으로 잠시 주춤했으나 2009년 다시 33억6000만원으로 62.8% 급증했다.

2006년 매출과 순익이 모두 증가한 것은 쌍춘년(雙春年) 영향이 크며 2008년 순익이 감소한 것은 주식형펀드 평가손실에 금융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 ‘결혼’관념 변화, 적령기 확대, 전문직 여성 증가 등 성장동력

업계는 성장의 원동력을 ‘결혼’에 대한 사회적 관념 변화에서 찾았다. 결혼이 과거에는 반드시 해야 하는 것에서 점차 ‘하면 좋지만 굳이…’란 식으로 인식이 바뀌면서 상대를 고르는 데 한층 꼼꼼해졌다는 것이다.

레드힐스 관계자는 “결혼에 매달리지 않는 미혼남녀들은 소개팅 같은 소극적 활동에서 결혼정보업체의 문을 두드리는 등 적극적으로 이상형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해석했다.

듀오 관계자는 “전문직 여성들이 증가하면서 남녀 모두 이성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아졌다”면서 “결혼 적령기가 25∼40세까지 확대된 것도 하나의 요인”이라고 풀이했다.

결혼정보산업의 성장 배경 중 하나는 경기를 잘 타지 않는다는 이유도 있다. 상식적으로 경기가 나빠지면 목돈이 필요한 결혼이 엄두가 나지 않을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 레드힐스 관계자는 “저가의 상품을 출시해 봤지만 호응이 크지 않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회 분위기도 한몫한다. 이혼이 ‘흠결’이 아니라 ‘하나의 선택’으로 자리 잡으면서 실패를 또 다시 경험하지 않기 위해 재혼은 ‘맞춤’ 형태를 원한다는 설명이다.

한국결혼산업연구소 김태성 소장은 “당사자의 선택권이 신장돼 결혼의 패러다임이 크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10년 내 3000억원대 성장… 중국 진출도

업계는 당분간 다른 산업보다 성장 폭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결혼정보산업이 우리보다 일찍 발달한 일본은 2006년 기준 매출이 8000억원대(이용인원 60만명)를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인구가 일본의 절반에 못미치는 국내 시장 규모를 예측하면 3000억원대(20만명)까지 성장이 가능하다.

김 소장은 “일찌감치 중매를 산업화한 일본은 경제난 속에서도 지난해 관련 산업이 소폭 성장했다”면서 “우리도 10년 내 현재의 3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결혼정보업체들은 중국 쪽에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은 1가구 1자녀 정책과 남아선호 사상이 맞물리면서 남성들이 짝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결혼정보회사 관계자는 “중국은 연간 800만쌍이 결혼하고 있다”면서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기는 힘들지만 중국이 구미가 당기는 시장인 것은 분명하다”고 귀띔했다.

/jjw@fnnews.com정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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