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엔강세 힘입어 부품소재 수출 ‘날개’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9.29 22:12

수정 2010.09.29 22:12

엔화 강세를 타고 도요타, 도시바 등 일본의 거대 기업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부품소재 기술력이 높아지고 가격경쟁력마저 엔화 강세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강화되면서 한국산 부품소재에 일본 주요 기업들이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한일재단)이 주관해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일산업기술페어 2010’에는 100여개 일본 기업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이들 중에는 도요타, 닛산, 혼다 등 11개 일본의 완성차메이커와 도시바 등 글로벌 대기업도 포함돼 한국기업으로부터 부품소재를 조달하기 위한 상담을 벌였다.

미치타카 나카토미 일본무역진흥회(JETRO) 부이사장은 “엔화 강세 속에서 자동차와 가전업체들이 한국산 부품 조달을 본격화하려고 한다”면서 “지난해에 비해 한국산 부품의 일본 수출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日 ‘고가’·中 ‘품질문제’

일본의 기계제조·가공업체인 고토부키 산업은 올들어 자국에서의 부품조달이 여의치 않았다.
자금난 때문이다. 그래서 저가 제품으로 알려진 중국 시장을 노크했지만 기술력이 뒷받침하지 못했다.

해답은 한국 밖에 없었다. 기술력에서 뒤처져 있던 한국의 관련 기업들이 어느새 자국 기업들과 비슷한 수준에 올랐다는 것을 알았다.

고토부키 산업 관계자는 “일본에서 제작이 불가능하더라도 한국에서는 가능한 것이 다수 있다”면서 “특히 대형제품”이라고 말했다.

구라야마㈜는 생산설비 관련 제품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이 회사도 한국과의 거래를 원한다. 자국 메이커에는 코스트 경쟁력이 없고 중국기업은 품질에 문제가 있어 ‘품질’과 ‘코스트’를 양립시킨 제품을 찾다보니 한국 땅을 밟게 된 것이다.

모터·발광다이오드(LED)조명·금형가공업체인 후지 전기 리테일시스템은 올해부터 한국기업으로부터 한 가지 제품에 대한 수입을 시작했지만 이제 다른 분야로 넓히고 싶어 한다. LED칩·LED조명기구 전문업체 후도는 자국보다 한국의 기술력이 앞선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부품소재분야 한일 교류 활성화

페어에는 일본 기업인들뿐 아니라 부품소재분야의 설계기술, 품질관리 등에 노하우를 가진 일본 시니어급 기술자 36명도 방문했다.

우리 기업 100여곳과 기술상담을 벌여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 기술고문으로 취직하기 위해서다. 기술협약이 성사된 기술자는 고용계약을 거쳐 이르면 다음달부터 해당기업의 제품 개발, 품질 개선 등의 활동을 벌일 수 있다.

한일재단은 효과적인 연결을 위해 전문분야별로 260여명의 일본 기술자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기술자 64명과 한국기업 68곳을 매칭시켰으며 지난 2년 동안 범우E&G의 열교환기 설계기술개발과 300억원 매출 향상 등을 비롯해 한국기업 31곳이 효과를 봤다.

한일재단의 김희용 이사(동양물산 회장)는 “양국 기업이 대일 무역역조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부품소재분야에서 얼굴을 맞대고 협의하는 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피력했다.


/jjw@fnnews.com정지우기자

■사진설명=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주관으로 열린 '한일산업기술페어 2010'에서 참석자들이 비즈니스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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