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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K9에 직격탄 “성능 개선됐다고해서..”

윤휘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5.06 18:00

수정 2012.05.06 18:00

'기아자동차의 K9, BMW나 벤츠와 경쟁할 수 있을까.'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의 기대 속에 출시한 'K9'이 출시되자 자동차업체들이 기아차의 마케팅을 주목하고 있다.

BMW, K9에 직격탄 “성능 개선됐다고해서..”

기아차는 BMW, 벤츠 등 고급 차량을 경쟁차종으로 보고 럭셔리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지만 해당 업체들은 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성공 여부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대형 럭셔리 세단인 K9으로 BMW나 메르세데스 벤츠의 고급기종과 경쟁하겠다고 선포했다.

수입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를 K9으로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지난 2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개최된 신차발표회에서 기아차는 K9이 성능 면에서는 BMW의 7시리즈나 메르세데스 벤츠의 S클래스에 뒤지지 않는 반면 가격은 BMW의 5시리즈나 벤츠의 E클래스와 비슷하다는 점을 부각시키겠다고 밝혔다.

기아차 관계자는 "K9에는 BMW나 벤츠의 최상위 기종에도 없는 첨단 기능과 안전 사양이 대거 적용돼 있다"며 "고급 수입차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K9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BMW코리아 등은 자사 상위 기종을 K9과 비교하는 것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기술이 발달하면 성능이 개선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성능이 개선됐다고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BMW의 강점은 우수한 성능 외에도 100년 넘는 역사와 '프리미엄'이란 브랜드 이미지인데, 이는 단시간에 추격할 수 없다는 의미다.

아울러 BMW 측은 K9의 디자인이 BMW의 디자인과 흡사하다는 점을 들며 '유사 브랜드'라는 평가까지 내리고 있다.

지난 3월 BMW 본사의 연구개발(R&D) 담당 총괄 헤르베르트 디이스 사장은 당시 부분적으로 공개됐던 K9의 디자인을 본 뒤 "BMW와 디자인이 비슷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BMW, 벤츠처럼 명품 브랜드로 자리를 잡으려면 기아차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도 K9에 대해 긴장하지 않는 분위기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벤츠의 S클래스는 전 세계 최고경영자나 정부 각료 등이 이용하는 차여서 기아차의 플래그십(주력상품) 모델을 표방하는 K9이 S클래스를 벤치마킹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K9의 판매 추이를 보고 대응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K9 출시가 자사 제품 판매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수입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입차 구매고객의 50%가량은 쏘나타, 아반떼 등을 타다가 수입차로 교체한 사람들"이라며 "벤츠나 BMW와 경쟁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쏘나타 등 국산차를 타던 고객이 한 단계 높은 국산차 대신 수입차 시장으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K9이 출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hj@fnnews.com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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