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전문가와 함께 하는 시승기] 푸조 508SW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2.07 17:29

수정 2013.02.07 17:29

푸조 508SW 시승을 함께한 강남전시장 노형석팀장
푸조 508SW 시승을 함께한 강남전시장 노형석팀장

지난 주말 기자가 탄 차량은 푸조 508SW. 세단으로 나온 508모델의 스테이션 왜건(짐을 실을 수 있도록 차 후면에도 문이 있는 승용차) 버전이다. 서울 반포IC 인근에서 경기 파주 자유로까지 운전하는 동안 푸조 강남전시장의 노형석 팀장이 함께했다.

왜건은 해치백에 비해 뒤에 짐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한층 커진 차다. 노 팀장은 "국내 시장에도 포니 왜건, 당시 대우의 누비라 왜건,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투어링 등 초기 왜건들이 출시됐지만 당시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는 맞지 않아 크게 인기를 끌지 못했다"며 "이제는 주5일제 근무가 정착되고 주말여행을 좋아하는 문화가 퍼져있기 때문에 수입차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현대차의 i40 등 왜건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포IC에 진입하는 동안 엔진 소리가 커졌다 줄었다를 반복했다. 디젤 연료를 쓰는 차량이라 그런가 했더니 실은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마다 시동이 꺼지도록 만드는 '에코 모드' 때문이었다.
브레이크에서 발에 힘이 풀릴 만하면 신속하게 시동이 걸리기 때문에 초반에는 에코모드가 실행되고 있다는 사실도 느끼기 힘들었다. 하지만 막히는 도로에선 끼어들기가 부담스러웠다. 끼어들다 중간에 브레이크를 밟을 때도 시동이 꺼지다보니 민첩하게 빈틈을 노릴 수 없어서다.

에코모드 스위치는 꼭꼭 숨어있었다. 운전대 왼쪽의 작은 레버를 잡아당기니 에코모드와 미끄러짐 방지모드 등을 설정하는 버튼이 배치된 패널을 찾을 수 있었다.

노 팀장은 "정차 시 엔진이 꺼지도록 하는 시스템은 '스톱 앤드 스타트(Stop and Start)'라고 불리며 푸조가 이 시스템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팀장은 "차량 엔진이 옛날의 카뷸레이터 방식이나 전자제어 방식이었을 때는 정차 시 시동을 껐다 켜면 오히려 기름을 더 많이 먹기 때문에 이 기술이 쓸모가 없었다"면서 "이후 연료 직분사엔진이 개발되면서 엔진을 재시동해도 연료부담이 사라졌고 출퇴근 때 막히는 구간에선 실제 30분 정도 공회전 시 연료소모를 아낄 수 있어 효과적인 시스템이 됐다"고 말했다.

반포IC로 진입해 잠시 갓길에 멈춰선 후 차가 없을 때 다시 출발하면서 급가속을 시작했다. 가속페달을 밟은 지 2초 만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1단에서 2단으로 넘어갈 때 잠시 속도가 빠지는 듯한 이 느낌은 뭐지?' 조수석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노 팀장은 기다렸다는 듯 설명을 시작했다. 푸조 508SW의 MCP변속기는 자동과 수동변속기가 반쯤 섞인 형태로 개발돼 연비는 높고 수동기어 형식으로 조작할 때 운전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쉽게 말하면 수동변속자동차이지만 클러치 페달만 생략된 형태로 볼 수 있다.

노 팀장은 "특히 저단에서 가속페달을 깊이 밟게 되면 변속 타이밍이 느려지는 느낌 때문에 당혹스럽지만 MCP변속기의 작동법을 알면 운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서 "2단으로 변속할 때 가속페달에서 잠시 발을 떼거나 운전대 뒤 양 옆에 달린 기어변속기를 통해 수동기어처럼 변속단수를 직접 바꿔주면 자연스러운 변속과 함께 연비를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파주까지 달리는 동안 연비는 L당 18㎞ 정도가 나왔다. 막히는 도심 지역에서 거칠게 급가속 급제동을 했던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푸조 508SW는 디젤연료를 쓰는 모델로 배기량 1600㏄와 2000㏄가 나와 있다. 기자가 타본 차량은 1600㏄. 적은 배기량에 비하면 힘이 좋았다. 그런데 1600㏄ 모델에는 변속기에 주차(P) 기어를 넣을 수 없다. 변속기 기어는 후진(R), 운전(D), 중립(N) 3가지뿐이다. 기어를 중립에 넣은 후 운전대 왼쪽의 전자식주차브레이크 레버를 당긴 후 엔진시동 버튼을 눌러서 끄면 주차가 완료된다.
파주까지 가는 동안 변속시스템에 적응하느라 고생했지만 돌아오는 길은 편안했다. 특히 운전석 위치부터 뒷좌석 위치까지 열리는 '글라스 선루프'는 색다른 느낌이었다.
뒷좌석에 아이들을 태운다면 주말여행이 즐거워질 것 같았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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