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옥수수 ‘썩는 플라스틱’ 소재로 인기 상한가

유현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2.22 17:21

수정 2014.10.30 20:57

옥수수를 원료로 한 식물성 수지인 PLA(Poly Lactic Acid)를 적용한 LG하우시스 '지아 소리잠'.
옥수수를 원료로 한 식물성 수지인 PLA(Poly Lactic Acid)를 적용한 LG하우시스 '지아 소리잠'.

옥수수를 먹는 대신 입고 쓰는 시대가 왔다.

벼, 밀과 더불어 세계 3대 곡물로 알려진 옥수수를 입고 쓴다는 것이 아직은 익숙지 않지만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옥수수로 만든 소재는 산업 전반에 활용돼 왔다. 일본 후지쓰는 2002년 옥수수 노트북을 선보인 바 있고, 후지제록스도 옥수수 노트북을 선보이기도 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해진 옥수수 소재 분야는 단연 플라스틱이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또는 바이오매스 플라스틱으로 '썩는 플라스틱'으로 알려진 소재의 원료 역시 옥수수다.

친환경적인 의식주와 힐링 트렌드가 부각되면서 산업계 전반에 옥수수 소재 개발이 한창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옥수수 섬유는 물론 옥수수 벽지, 화학계 가소제의 대체재인 옥수수 소재들이 등장하며 옥수수가 식량이 아닌 산업자원으로의 면모가 부각되고 있다.

옥수수의 경우 농작물로 한정적인 석유계 자원과 달리 지속적인 생산이 가능하고 천연곡물 소재이기 때문에 태웠을 때 유독가스가 발생하지 않는다. 또 땅속에 묻어 폐기해도 일정기간이 지나면 기존 플라스틱과 달리 썩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친환경성을 바탕으로 건축자재, 플라스틱용기, 패션소품에 이르기까지 옥수수의 활용도는 점차 커지고 있다.

건자재 분야에서는 LG하우시스가 옥수수 활용의 최전선에 서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LG하우시스는 지난 2011년 옥수수를 주원료로 한 지아마루와 지아벽지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PVC 수지를 옥수수 소재(PLA 수지)로 대체한 제품을 내놨다. 실제로 옥수수 바닥재와 벽지는 출시 첫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분당서울대병원과 공동으로 진행한 아토피질환 연구에서 아토피 개선효과가 입증되기도 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옥수수 원료 제품 출시에 적극적이다. 춘천의 사회적기업인 더뉴히어로즈는 옥수수 섬유로 만든 양말 콘삭스를 선보였고, 에코매스코리아는 옥수수 플라스틱으로 도마·식기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옥수수 플라스틱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P&G, 유니레버 등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야생동물기금(WWF)과 손잡고 '바이오 플라스틱 원료연대'(BFA·Bioplastic Feedstock Alliance)를 설립하면서 원자재로서의 옥수수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BFA는 바이오 플라스틱 생산을 늘려 환경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이로 인해 글로벌 화장품·생활용품 기업들이 발 빠르게 옥수수 플라스틱 용기 도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관련 기업들의 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옥수수 플라스틱은 이미 헬멧, 식기, 휴대폰 등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관련 단체의 설립으로 앞으로 이 같은 활용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yhh1209@fnnews.com 유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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