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보일러 업계 최강자 누구? 경동 vs 귀뚜라미

유현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18 17:49

수정 2014.10.28 06:10

보일러 업계 최강자 누구? 경동 vs 귀뚜라미

"보일러 1위는 어디."

보일러 기업들이 실적발표를 마치면서 보일러업계 1위 논란이 재현되고 있다. 보일러시장은 10년 가까이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의 양강체제가 이어져왔다. 두 회사는 '국가대표 보일러(경동)' '대한민국 1등 보일러(귀뚜라미)'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자존심 경쟁을 치열하게 벌여왔다.

지난해 보일러 부문 매출만 놓고 보면 경동나비엔의 완승이지만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매출은 귀뚜라미범양냉방, 귀뚜라미랜드 등의 튼튼한 자회사를 둔 귀뚜라미가 압도했다. 결국 두 회사는 보일러기업을 기준으로 하느냐 자회사의 실적을 포함하느냐에 따라 1위가 엇갈리는 형국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보일러기업의 매출은 경동나비엔이 3716억원으로 귀뚜라미를 500억원 가까운 차이로 따돌리고 1위에 올랐지만 연결기준으로는 오히려 귀뚜라미가 1600억원가량 많은 5828억원을 기록하며 순위를 뒤집었다.

그러나 보일러 업계에서는 연결기준에 포함되는 자회사 중 보일러 외적인 사업부문이 많은 만큼 사실상 보일러 1위는 경동나비엔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업계에서는 10년 가까이 이어져오던 2강 1중 2약 체제가 무너지고 1강(경동나비엔) 2중(귀뚜라미, 린나이코리아)체제로 보일러시장이 재편됐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귀뚜라미는 3237억원으로 3000억원대 매출을 유지했지만 린나이코리아와의 매출 차이는 경동나비엔과의 격차보다 적었다. 2000년대 초·중반만해도 2강 체제에서 귀뚜라미는 늘 경동나비엔에 앞서는 1위였고 린나이는 중위권을 지켜왔다. 4~5위권 후발기업들은 소비자들의 관심이 경동나비엔, 귀뚜라미, 린나이코리아 등 3사로 쏠리자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시판보다는 건설사나 아파트 교체수요 중심의 특판시장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보일러부문에서 1위를 내준 귀뚜라미이지만 수익성 면에서는 여전히 강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귀뚜라미는 영업이익 166억원을 기록해 경동나비엔을 20억원, 린나이코리아를 100억원 차이로 앞섰다. 자회사의 실적을 포함한 연결기준으로 귀뚜라미와 경동나비엔의 수익성 격차는 더 커진다.

귀뚜라미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59억원에 달해 198억원에 그친 경동을 크게 압도했다. 업계에서는 경동나비엔이 콘덴싱 기술투자에 집중하는 동안 귀뚜라미가 보일러 외적인 사업을 확장한 것이 양사의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귀뚜라미는 범양냉방 인수와 김포공항 골프장 입찰 우선협상자 입찰 등 사업다각화에 힘쓰면서 보일러 매출 비중이 매년 줄고 있다"며 "반면 콘덴싱 기술에 집중해온 경동나비엔은 점차 보일러 단일 품목에서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yhh1209@fnnews.com 유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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