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非금융계열사, 삼성생명 보유지분 전량 매각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22 22:12

수정 2014.10.28 04:49

非금융계열사, 삼성생명 보유지분 전량 매각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출근경영을 재개한 첫날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지분이동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돼 향후 사업구조 재편 가속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이 회장은 귀국 5일 만인 22일 서울 서초사옥으로 출근해 주요 현안을 챙겼다. 이 회장이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만에 출근하자마자 삼성그룹 계열사 간 사업인수와 보유지분 매각 등 움직임이 빨라지는 모습이다. 이 회장의 귀국을 계기로 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삼성전기는 삼성정밀화학이 보유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원재료인 BT파우더 생산설비를 31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 시기는 6월 초다.


BT 파우더는 MLCC의 핵심 원료로 국내에서는 삼성정밀화학에서 독점 생산하고 있다. 삼성정밀화학은 세계 2위 MLCC 업체인 삼성전기에 BT 파우더를 전량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기도 BT 파우더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동안 일정부분은 삼성정밀화학으로부터 공급받아왔다. 삼성전기는 이번 설비를 매입하면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양이 상당부분 늘어나 가격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삼성생명을 축으로 한 금융계열사들의 지분이동도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카드는 보유 중이던 삼성화재 주식 29만8377주 전량을 삼성생명에 총 711억원에 매도했다. 이번 매도로 삼성카드의 삼성생명 보유지분은 '제로'가 됐다.

이에 비해 삼성생명은 삼성화재 주식취득으로 총 520만4000주를 소유하게 됐으며, 지분율은 10.36%에서 10.98%로 높아졌다.

삼성정밀화학, 제일기획, 삼성전기 등 비금융 계열사들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현재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 지분 전량을 23일 시간외 매매로 매각하기로 했다.

이들 계열사가 현재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은 삼성정밀화학이 0.47%(94만 4090주), 제일기획 0.21%(42만 5560주), 삼성전기 0.6%(120만 6380주) 등이다. 지분매입 대상은 삼성계열사가 아닌 제3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계열사는 지분매각에 대한 표면적인 이유를 '재무구조 개선 및 투자재원 확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번 지분매각이 최근 삼성SDI와 제일모직,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의 합병 등에 이은 것이어서 업계가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아니다.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그룹지배구조를 감안하면 삼성생명은 중요한 허리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 전자, 물산 삼각편대가 그룹지배구조를 지탱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삼성생명의 금융계열사 지배력은 강화되고, 계열사들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은 우호세력에 갈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하다.


업계관계자는 "삼성그룹의 순환출자고리를 단순화해 지주회사 체제로 가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김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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