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日, 세력 커진 한국 태양광 견제하나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11 18:04

수정 2014.10.25 07:41

日, 세력 커진 한국 태양광 견제하나

태양광 시장이 커지면서 일본 업체와 국내 업체 간 특허소송이 벌어지게 됐다. 11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본 태양전지 생산업체인 교세라는 "태양전지 발전효율을 높이는 기술과 관련한 특허를 침해당했다"며 한화그룹의 일본 태양광법인 '한화큐셀재팬'을 상대로 도쿄지방법원에 지난 10일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모듈 특허 침해여부가 쟁점

교세라 측이 소장에 제기한 내용은 '3 버스바(busbar) 기술'로 모듈 효율과 관련된 기술이다. 태양광 모듈 생산에 쓰이는 기술은 통상 2버스바(2BB)와 3버스바(3BB)가 쓰인다. 버스바란 태양광 모듈 위를 지나가는 전선 형태의 전극으로 전기를 끌어모으는 역할을 한다.

모듈 위에 버스바가 많아지면 전기전달 효율이 높아지고 전류에 대한 저항이 줄어든다.

하지만 버스바가 많아질수록 모듈이 받는 태양광 노출 면적은 줄어든다. 현재 태양광 모듈업계에선 2버스바, 3버스바, 4버스바, 5버스바 등의 기술이 통용되고 있다. 최근 들어 가장 많이 쓰이는 구조는 2BB와 3BB 구조다.

모듈업계에서 3BB 구조가 일반화되자 교세라는 지난 2012년 3월 일본에서 이 구조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다. 교세라는 소송에 앞서 한화큐셀 측과 접촉해 합의 여부를 검토했으나 한화 측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2BB나 3BB 등의 기술은 모듈상의 전극 배치방편일 뿐 특허로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이다. 교세라 측에 따르면 한화큐셀뿐 아니라 다른 관련업체에도 특허침해 여부를 통보해 추가 소송도 진행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2BB이든 3BB이든 단지 전극을 배치하는 방법상의 차이이고 과거에는 독일 기업 지멘스가 3BB 배치를 먼저 개발한 후 특허조차 내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기술이라고 치기에도 민망하기 때문에 소송으로 가면 교세라의 특허가 무효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정식 소송으로 갈 경우 기술에 대한 선행제품이 있었는지 여부가 승패를 가르게 된다. 교세라가 특허를 취득하기 전에 다른 업체가 먼저 3BB기술을 적용해 상용화한 제품이 있을 경우 법원은 교세라의 특허를 무효화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3BB방식의 모듈은 전체 시장의 60%가량이 쓰인다. 일부 모듈업체는 4BB 구조도 실험 중이다.

■한화 견제목적 아니냐는 지적도

이번 소송에 대해 업계에선 일본 태양광 업계가 국내 업체를 견제하기 위한 방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태양광 발전이 유망산업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기준 일본 태양광 시장은 세계 5위권이었으나 2015년에 태양광 시장은 중국에 이어 2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한화그룹은 일본의 태양광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엔 조직개편까지 단행했다. 지난 3월 일본 현지사업 통합법인인 한화재팬의 사명을 '한화큐셀재팬'으로 바꿨다. 일본시장에서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지난해 한화큐셀은 일본 스미토모와 일본전신전화주식회사(NTT)가 추진하는 태양광발전 프로젝트에 60㎿ 규모의 모듈 공급계약을 한 데 이어 일본 종합상사인 마루베니와 2016년까지 500㎿ 규모의 모듈 공급계약도 한 바 있다. 스미토모, 마루베니, NTT를 비롯해 일본에서 태양광사업을 벌이는 세계적인 기업과 거래를 트면서 일본 현지업체들의 입지는 상당히 좁아졌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교세라의 침해 주장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고, 또한 소송제기에는 복합적인 의도가 있다고 생각된다"면서 "소장을 받게 되면 면밀히 검토한 후 적절한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