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빵·과자 ‘사카린 허용’ 찬반 엇갈려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7 17:43

수정 2014.10.24 21:27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공 감미료인 사카린을 어린이들이 많이 먹는 빵.제과.아이스크림 등에 사용을 허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식품업계에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2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일단 반대 여론이 우세하지만 찬성론도 만만치 않다. 비만이거나 당뇨 등이 있는 사람들은 칼로리가 높은 설탕 대신 칼로리가 없으면서 단맛이 나는 물질을 선호한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개발된 인공감미료 중 하나가 사카린이다. 사카린은 단맛을 내면서도 칼로리가 없다는 점이 당뇨병 환자들에게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카린, 글로벌에선 '안전 감미료'

전 세계적으로 사카린은 안전한 물질로 최근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00년 미국 의회는 사카린에 대해 경고문을 부착하도록 했던 법안을 철회했으며 그다음 해인 2001년 미국 식품의약국이 사카린을 안전한 물질로 인정했다. 2010년 12월 미국 환경보호청은 사카린을 '인간 유해 물질' 명단에서 제외시켰다. 현재 사카린은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2011년 1월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사카린을 유해 물질 항목에서 삭제한 것에 대해 현명한 조치였다고 역설한 바 있다.

이렇듯 사카린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건강 때문이다. 비만증, 당뇨병, 충치 및 심장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설탕을 대체할 수 있는 감미료가 필수적인 데다 웰빙 열풍과 함께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사카린이 주목받고 있는 것.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미각 중 단맛에 대한 요구를 충족하면서 칼로리도 없고 건강상 안전성이 있는 사카린에 대해서 재해석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선 사카린 거부감 여전

하지만 국내 식품기업들은 국민정서상 여전히 사카린 사용을 꺼리고 있다. 이미 지난 2012년에 사카린 사용이 허용된 막걸리 및 소주업계는 아직까지도 사카린을 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사카린을 수십년 전에 제조과정에서 사용했던 소주업계의 경우도 사카린을 다시 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현재 법이 바뀌어 소주에 넣어도 되지만 단맛이 너무 세서 안 쓴다. 수십년 전에 들어갔지만 워낙 말들이 많아서다. 그 뒤로 사카린 대신에 아스파탐을 썼고, 최근에는 천연감미료인 스테디오사이드를 쓴다"고 말했다. 막걸리 회사인 국순당 측도 "안 쓴다. 이미지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짧게 말했다.

사카린 사용 찬성론 측은 사용한 제품에 대해 표기를 확실히 하고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공감미료가 싫은 이들은 사카린 대신 설탕이나 천연 감미료가 들어간 제품을 고르도록 하면 된다는 것이다. 비만이나 당뇨 환자, 또는 다이어트를 원하는 이들은 사카린이 표기된 빵이나 아이스크림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소비자 선택에 맡기자는 의견도

사카린은 무조건 나쁘다는 잘못된 인식도 바꿔지길 기대 중이다. 건강에 대해 누구보다 까다롭다는 유럽에서조차 모두가 사카린이 든 제품을 먹는다.

대표적인 것이 콜라 제품이다.
한국에서 판매하는 콜라에는 사카린이 사용되지 않지만 외국 대부분의 나라에선 사카린이 첨가된다.

특히 사카린은 약용으로도 사용된다.
A모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과학적 평가 결과를 존중하면서 소비자들이 직접 사카린을 먹을지 말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정명진 최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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