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체면 구긴 1등 기업들.. 2분기 실적 줄줄이 하락

김병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31 17:23

수정 2014.10.24 19:15

체면 구긴 1등 기업들.. 2분기 실적 줄줄이 하락

정보기술(IT).자동차.조선.철강.석유화학.해운 등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간판업종의 대표기업들이 줄줄이 저조한 2.4분기 성적표를 받아드는 등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문제는 앞날도 밝지 않다는 것. 무엇보다 원화 강세 구조 고착화로 가격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중국 기업들은 물량공세를 앞세워 거칠게 우리나라 기업들을 몰아붙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원가절감 외에는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다. 반면 정부와 노조는 각각 사내유보금 과세와 통상임금으로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1위 기업들이 혁신을 주저하거나 실패할 경우 한국 경제 전체가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정부와 노조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6대 산업 대표기업 실적 부진

7월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IT.자동차.조선.철강.석유화학.해운 등 우리나라 6대 주력 수출산업을 대표하는 1위 기업들의 올 2.4분기 실적은 어닝쇼크 상태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2조원 넘게 빠졌다. 현대자동차의 올 2.4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3.3% 감소한 2조872억원에 그쳤다. 포스코는 영업이익 '1조클럽'에서 탈락한 뒤 8분기 연속 재진입에 실패했고, SK이노베이션은 적자로 돌아섰다.

이들 기업은 한결같이 원가절감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전문가들은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경쟁 환경 자체가 바뀌고 있어 근본적으로 체질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게 이들의 조언이다. 한마디로 기존 전략은 약발이 다했다는 얘기다.

실제 우리 수출기업을 괴롭히고 있는 원화 강세 기조는 고착화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자국 시장을 등에 업고 조선.중공업.철강.석유화학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물량 공세를 펴고 있다. 이들 업체 뒤에는 중국 정부라는 든든함 버팀목도 있다. 이처럼 외부 상황도 버거운데 내부에서도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내수 살리기라는 명목으로 기업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를 추진하고 있다. 또 배당금 증액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어 기업들의 숨통을 더욱 죄고 있다.

노조 역시 통상임금을 올해 임단협 테이블의 주요 쟁점사항으로 올려놓고 기업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 노동계는 통상임금 협상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총파업도 불사할 태세다.

■질책보다는 격려가 필요한 시점

전문가들은 국내 대표기업들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노조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이들 기업이 경쟁에서 도태되면 한국 경제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어서다.

이승길 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올해는 어느 해보다 굵직한 노사 현안이 많다"며 "노사정 중심으로 공동 현안 문제를 해결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논의와 토론, 양보.타협.결단을 통해 '사회적 대타협'을 도출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장치산업에 기반을 둔 국내 기업들의 변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ironman17@fnnews.com 김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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