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大·中企 로봇청소기 양극화 심화 우려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8.20 17:47

수정 2014.10.23 22:29

大·中企 로봇청소기 양극화 심화 우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이 올 하반기 3대 이슈를 계기로 판도 변화가 일 전망이다. △국제전기위원회(IEC) 로봇청소기 성능 국제표준안 채택 △사이클론 포스 기술 경쟁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시대 개막 등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 앞서 지난해 12월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의 가정용 로봇청소기 성능 비교시험으로 인해 한 차례 홍역을 치른 관련 업체들은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자구책 마련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0일 생활가전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청소로봇의 성능평가 기준이 다음달 초 국제표준으로 공식 발표된다. 지난달 열린 IEC의 서비스로봇 워킹그룹 회의에서 최종안이 확정됐으며 현재 문서화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국제표준안은 제조사들의 제품 개발 기준이 되기 때문에 글로벌 업체인 아이로봇(미국)과 다이슨(영국), 일렉트로룩스(스웨덴)는 물론 삼성전자와 LG전자, 유진로봇 등 국내 기업들이 표준안 제정 과정에 적극 참여해왔다.

유진로봇 측은 "지난 2009년부터 매년 2~3회씩 독일, 영국, 미국 등 전 세계에서 로봇청소기 성능평가 표준 회의가 진행될 만큼 각국의 경쟁이 뜨거웠다"며 "세계 기술의 표준을 획득한 기업은 국내외 로봇청소기 시장 장악에 유리하기 때문에 총력을 기울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국내외 소비자들은 정확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바탕으로 로봇청소기를 구입할 수 있으며 관련 업계도 마케팅 능력이 아닌 기술력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현재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2강(삼성.LG)-1중(모뉴엘)-다약(유진로봇.마미로봇.메가솔라원 등)' 체제로 요약된다.

이 가운데 최근 삼성전자가 기존 제품보다 60배 강력한 모터를 장착, 진공 흡입 청소가 가능한 로봇청소기(파워봇)를 선보이며 '사이클론 로봇청소기 전쟁'에 불을 지폈다.

이에 중견 업체인 모뉴엘은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사이클론 기술을 바탕으로 한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연구개발에 매진하는 등 맞불작전에 돌입한 반면 중소형 업체들은 기능을 대폭 줄인 저가형 제품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고급형과 보급형으로 양분,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올 초부터 삼성이 모션싱크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을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며 "LG전자나 모뉴엘 정도는 사이클론 기술을 금방 따라잡겠지만 대다수 기업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IoT의 한 영역인 홈네트워크 시대에 임박한 점도 중소기업들의 경영 여건을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들이 스마트홈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모뉴엘도 국내 유명 통신사가 주도하는 홈네트워크 서비스에 주력 제품인 물걸레 청소기를 연동키로 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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