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SK 글로벌 전략 성공 키워드는 ‘협력’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8.28 18:00

수정 2014.10.23 11:45

지난 5월 SK종합화학 울산 CLX 넥슬렌 생산공장을 방문한 모하메드 알마디 사빅 부회장(오른쪽 두번째)이 현장을 둘러보다 생산된 제품을 만져보고 있다.
지난 5월 SK종합화학 울산 CLX 넥슬렌 생산공장을 방문한 모하메드 알마디 사빅 부회장(오른쪽 두번째)이 현장을 둘러보다 생산된 제품을 만져보고 있다.

총수의 오랜 부재 속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대형 파트너 사업을 잇따라 성사시킨 SK의 글로벌 전략 성공스토리가 재계에 새삼 회자되고 있다.

28일 SK그룹에 따르면 SK는 수년간 '글로벌 파트너링(Global Partnering)' 전략을 추진해 세계 곳곳에서 굵직한 성과를 거두는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특히, SK는 단순한 자본 합작이 아닌 상호간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파트너 사업 발굴에 집중한 게 특징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5월 SK이노베이션과 사빅(SABIC)의 넥슬렌 합작법인 설립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화학사인 사빅과 넥슬렌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체결했다. 사빅은 '산업의 쌀'인 에틸렌의 세계 최대 생산기업이지만 에틸렌을 재가공해 얻을 수 있는 고성능 폴리에틸렌 생산기술은 갖고 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글로벌 경쟁기업인 다우케미칼, 엑손모빌과 달리 고성능 폴리에틸렌 시장은 넘보지 못했다. 이를 알게 된 SK는 독자기술로 개발한 고성능 폴리에틸렌 제품인 '넥슬렌' 생산공장 합작을 제안했다. 이로써, 사빅은 SK와의 합작으로 고성능 폴리에틸렌 시장 진출의 꿈을 이뤘고, SK는 글로벌 기업과의 합작으로 시장확대와 원가경쟁력 강화, 투자금 확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얻었다.

특히, 사빅과의 합작은 수감 중인 최태원 회장의 힘이 컸다. 경영 일선에 있던 당시 최 회장은 넥슬렌이 독자기술인 만큼 국내에 생산기지를 만들자는 참모진의 건의에 대해 "국내에 한정된 사업으로는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6월 가동에 들어간 울산 파라자일렌(PX) 생산공장 합작 건도 SK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의 성공 사례다. 이 공장은 SK종합화학과 일본 JX에너지가 9590억원의 투자금을 절반씩 부담했다. 이를 통해 JX에너지는 남아도는 PX 생산 원료를 처리할 수 있게 됐고, SK는 중국과 중동에 화학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필요한 원료를 근거리에서 확보할 수 있는 '윈윈' 효과를 거두게 됐다. 특히, PX 생산공장 합작 성사에는 남모를 사연이 있다.

SK가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당시 수급에 차질이 생긴 JX에너지를 위해 원유를 대신 구매해주고 석유제품을 거래처와 일본 내에 공급해주면서 당시 일본이 에너지 위기를 벗어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줬다. 이 같은 SK의 '인도주의적 조치'가 JX에너지와의 합작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후문이다.

SK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고, 경쟁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최적의 파트너를 찾아 협력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최 회장의 굳은 신념"이라고 전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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