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車 가격경쟁력 ‘뚝’.. 캠리·쏘나타 가격差 200달러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02 22:07

수정 2014.09.02 22:07

2일 원·엔환율이 장중 100엔당 970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는 6년 만에 최저치다. 우리나라의 전자, 자동차 업종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제품과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엔저 공포가 클 수밖에 없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엔저 덕에 판매가를 낮춰 글로벌 경쟁에서 우월한 입지를 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도요타는 주력시장인 미국에서 적극적인 가격 인하와 인센티브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캠리와 현대 쏘나타 간 실제 구매가격 차이가 2012년 1700달러에서 최근 200달러까지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이대로 갈 경우 가격 역전까지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도요타는 공격적인 가격 인하 덕에 작년 5월 1316대를 판매해 사상 최다 월간 판매를 기록했다. 도요타는 이 같은 방식으로 올해 글로벌 1000만대 판매를 달성하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는 형편이다.

일본 차와 경쟁관계인 현대차로서는 위기감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뿐 아니라 올 초 혼다가 인도에서 출시한 신형 시티 역시 최고 트림 가격이 현대 베르나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렉서스는 신형 CT200h의 가격을 구형 대비 210만~410만원 인하했다.

장기적인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소위 일본차 빅3 업체들은 최근 현대·기아차가 좋은 실적을 내온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 공략에 주력했으나 한층 저렴해진 가격으로 신흥시장 장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도요타는 2015년, 혼다는 2016년까지 신흥시장 판매 비중을 5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고 닛산도 2016년까지 글로벌시장 점유율 8% 달성을 위한 방편으로 신흥시장 판매 확대를 추진 중이다.

엔저 덕에 일본업체들의 수익성은 급호전되고 있다. 2013년 4~12월 기준으로 도요타의 영업이익은 1조8560억엔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126.8% 증가했다. 특히 전체 영업이익의 43%인 8000억엔이 환율 효과에 의한 것이다. 혼다와 닛산의 영업이익도 각각 43.2%, 11.7% 증가했다.

국내업체들도 해외공장 생산을 확대하는 등 대응에 부심하고 있으나 애로가 큰 형편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환율 변화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공장 생산확대를 통한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면서 "레저용차량(RV), 대형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으로 수익성을 증대하고 고유가로 인한 고연비 차량 수요에 맞춰 연비 효율이 높은 차량을 지속적으로 개발,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업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최근 일본 가전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가전업계 관계자는 "시장점유율 등에서 아직까지 일본업체들의 영향력이 크게 드러나는 것은 없지만 일본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재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며 "소비자들이 가격만으로 제품을 구매하던 시대는 지났지만 무시할 수만은 없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박하나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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