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국내 첫 오픈소스 컨퍼런스 ‘SOSCON’ 가보니..

김재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16 17:28

수정 2014.09.16 17:28

"공유와 협업의 오픈소스 이념 아래 우리는 같이 고민하고 배우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

16일 오전 9시. 이른 시간임에도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내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은 1000명이 넘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국내 최대 규모의 오픈소스 컨퍼런스 '삼성 오픈소스 컨퍼런스(SOSCON)'에 참석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이다.

SOSCON은 삼성전자가 마련한 개발자 대회로,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한곳에 모여 오픈소스 지식을 공유하고 오픈소스 개발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함께 나누는 자리다. 애플이 해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여는 '세계개발자 컨퍼런스(WWDC)'와 성격이 비슷하다.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개발자 대회를 연 건 국내외를 통틀어서 이번이 처음이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삼성전자가 SOSCON 개최 소식을 자사 공식 블로그인 '삼성투모로우'에 알리자마자 업계 종사자들과 관련 학과 전공 학생들 사이에 큰 반향이 일었다. 사전등록 신청이 쇄도했고 참가인원이 일찌감치 차 버리자 대회 주최 측은 부랴부랴 현장등록 인원을 늘렸다. 이날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대구에서 첫차를 탔다는 대구가톨릭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이우창씨(26)는 "대학교 연합동아리를 통해 소식을 접하고 한 걸음에 달려왔다. 대회 기간에 많은 것을 배워가고 싶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대회 개막식에서 무대에 선 기조연설자들은 참가자들의 기대감을 채우기에 충분했다. 첫 번째 기조연설자는 '인류번영을 위한 문제 해결을 추구하는 엑스프라이즈 재단'의 수석 이사 조노 베이컨이었다. 조노 베이컨은 엑스프라이즈 재단 이전엔 우분투의 커뮤니티 매니저로 활동했다. 우분투는 PC나 서버를 운영하는 리눅스 기반의 운영체제(OS)를 뜻한다. 그는 '공유의 가치'라는 주제로 오픈소스가 우리 삶을 어떻게 풍요롭게 하는지를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설명했다.

이어 소프트웨어 학교 'NHN넥스트'의 이민석 학장이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오픈소스 개발자의 의미와 양성 방안'을 주제로 강연을 했고 레드햇의 리눅스 커널 개발자 허태준씨는 '오픈소스, 장점 기반, 개발자 중심'을 주제로 강연했다.

특히 이날 마지막 기조연설자인 리눅스 라이브러리 '인라이튼먼트' 창시자 칼슨 하이츨러가 등장하자 객석은 술렁였다. 1996년 첫 버전이 공개된 인라이튼먼트는 지금까지도 많은 개발자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타이젠 플랫폼 개발자이기도 한 칼슨 하이츨러는 기조연설에서 '오픈소스 프로젝트 리더십'을 주제로 소프트웨어 개발 시 겪었던 자신의 생생한 경험담을 청중들에게 들려줬다.

기조연설이 끝나자 어느새 시간은 낮 12시를 가리켰다. 오후 1시에 재개된 SOSCON은 △플랫폼 △사물인터넷(IoT) △웹·빅데이터 △오픈소스 커뮤니티 활동 시 특허 및 라이선스 문제 등 4개 주제로 세션이 진행됐다.

각 세션은 최소 2명에서 최대 6명의 강사들로 구성됐다. 강사진 대부분은 삼성전자와 인텔 등 국내외 정보통신(IT) 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개발자들로 구성됐다. 국내 오픈소스 생태계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현직 개발자들의 생생한 현장 경험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같은 장소에서 17일까지 진행되는 SOSCON 행사 현장에서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타이젠용 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해 공개하는 무박 2일 해커톤 행사도 열렸다. 해커톤은 마라톤을 하는 것처럼 정해진 시간 안에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을 뜻한다.

이 대회에는 선착순으로 등록한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16일 오후 6시부터 17일 오후 6시까지 24시간 동안 타이젠용 애플리케이션 또는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참가팀 가운데 1등 300만원, 2등 200만원, 3등 2팀은 각각 100만원의 상금과 상장을 받는다.

최종덕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센터 부사장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오픈소스 개발 참여도가 높아지고 우수한 개발자가 더욱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앞으로 매년 컨퍼런스를 개최해 국내 오픈소스 개발자 생태계를 구축하고 오픈소스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ironman17@fnnews.com 김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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