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우조선해양,印尼209급 잠수함 3척 수주 6월 결판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5.15 22:13

수정 2014.11.06 18:51

인도네시아 정부의 잠수함 사업 국제 입찰 결과 발표가 다음달께로 임박함에 따라 한국 최초의 잠수함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입찰에 참여한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독일과 러시아 등의 잠수함 건조 업체들을 제치고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등훈련기(T-50) 수출에서 보였던 정부와 방산업계의 민관 파트너십으로 인도네시아에서 다시 한번 방산 수출 쾌거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와 프랑스 측이 한발 물러나면서 우리 측 수주가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현재 인도네시아 해군에서 심사가 진행 중으로 (정부와 업계는)연내 계약체결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정부는 방위력 증강 전략에 따라 209급 잠수함 2척(옵션 1척)과 러시아산 신형 스텔스 전투기 '수호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엔 한국우주항공산업(KAI)의 T-50을 인도네시아의 고등훈련기로 선정, 한·인도네시아 간 관계가 우호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게 잠수함 수출 청신호로 읽혀진다.
여기에 정부의 적극적인 '방산세일즈' 전략에 따라 현지 수주활동이 힘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상 최대 방산 수출될 듯

인도네시아 정부는 총 3척의 잠수함을 도입할 계획이다. 그중 2척의 잠수함을 선도입한 이후 1척(옵션)을 추가 도입할 것으로 파악된다. 2척의 209급 디젤 재래식 잠수함(약 3억5000만달러)을 비롯해 음파탐지기, 전투통제장비 등 부대장비까지 패키지로 공급하면 10억∼12억달러로 추산된다. 이는 승용차 7만대 수출과 맞먹는 규모다. 이번 계약이 성사될 경우 국내 방산 수출 역사상 최고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AI의 T-50 16대의 수출가격은 약 4억달러로 추정돼 이번 사업 규모를 짐작케 한다.

■한·독 2파전…청출어람격

현재 구도는 대우조선해양과 잠수함 건조의 원조격인 독일 하데베사가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독일은 209급과 214급 원천기술을 가진 잠수함 건조 강국으로 1990년대 초 대우조선해양에 잠수함 건조 기술을 전수한 전례가 있다. 이번에 대우조선해양이 수주에 성공하면 불과 20여년 만에 기술전수국을 따돌리고 잠수함을 수출하는 '청출어람'의 상황이 일어나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과 독일이 경쟁상대로 뛰고 있는 가운데 우리 측에 희망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독일이 현재 209급을 건조하고 있지 않은 점도 우리 측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최근엔 태국 정부가 독일제 중고 잠수함 대신 한국의 신형 잠수함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세계 잠수함 시장에서 한국과 독일의 일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주전에는 한국의 대우조선해양, 독일 하데베사, 러시아의 로스보론엑스퍼트사, 프랑스의 DCNS사가 참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04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인도네시아 잠수함 개조사업(창정비) 경험과 지정학적 근접성, 구조함 공동 운용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최근 독일이 209급 잠수함을 건조하지 않는 것도 가격형성 등의 면에서 우리 측에 유리한 요소로 작용한다.

현재 인도네시아 해군은 지난 3월 4개국으로부터 받은 입찰서류를 심사 중이다. 해군 심사가 끝나면 인도네시아 국방부가 2차 심사를 진행한 후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印尼 방위력 강화…역학구도

이번 입찰의 관건은 가격과 입찰 참여 각국의 복잡한 역학구도가 어떻게 작용하는가다.

지난 3월 입찰은 2008년 두차례 입찰 무산 이후 세번째 입찰이다. 인도네시아의 잠수함 도입사업은 예산, 정책우선순위, 가격, 도입 모델,러시아와의 관계 설정 등의 각종 변수로 그간 수차례 고비를 맞았다. 2008∼2009년 당시 러시아는 잠수함 수출 대가로 차관 10억달러를 조건으로 내걸고, 인도네시아 해군에 친러계 인사들을 대거 포진시키면서 한국과 양강구도를 이뤘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가 도입하려는 모델이 독일형의 재래식 잠수함에 가까운 데다 러시아 측이 제공하겠다는 차관이 민간상업 대출에 불과해 점차 논의에서 배제되면서 우리 측에 유리한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흘러나왔다.

그러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잠정 중단됐던 사업이 올 3월 재개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재 해군과 공군의 방위력 증강을 목표로 훈련기 교체사업(T-50)을 비롯, 신무기 도입을 강력하게 재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도입할 총 3척의 잠수함 중 첫 잠수함은 수주국에서 건조하되, 두번째부터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건조할 것과 기술이전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입찰기본요건이 아닌 협상사안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잠수함 수출이 성사될 경우 한국은 명실상부한 잠수함 수출국 대열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며 "지난 2006년 인도네시아의 잠수함 도입 검토 당시부터 수출을 추진해 온 만큼 승전보를 울릴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조은효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