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中企 기술향상의 동반자 중소기업진흥공단] (中) 기술결함·경영 꼼꼼히 ‘종합진단’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6.08 16:47

수정 2011.06.08 16:47

㈜성진포머는 1986년 설립돼 올해로 창립 25년째 접어드는 자동차부품 생산기업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답게 시장에서의 위치도 확고하다. 정확한 품질과 납기일을 지키며 최적의 가격으로 제품을 선보여 국내외 유명 자동차 브랜드와 활발한 계약을 맺고 있다. 명실공히 '글로벌 기업'으로 불릴 만하다.

그러나 2009년 탄탄하기만 했던 성진포머 내부에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수출품에서 돌발 불량 등이 빈번하게 일어난 것이다.
이로 인해 긴 세월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가 순식간에 하락했고 노동력과 원가 면에서도 손해가 막대했다. 더욱 당혹스러운 것은 원인을 쉽게 찾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당시는 설비투자가 끝나가는 시점이었고 직원복지 및 근로환경도 우수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의 버팀목' 중소기업진흥공단(이사장 송종호)이 나섰다. 우선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파악하기 위해 청진기인 '종합진단 맞춤연계지원사업'으로 문제점을 파악키로 했다.

중진공은 정확한 문제 분석을 위해 공인회계사와 자동차업종 출신의 컨설턴트 등으로 진단팀을 구성했다. 공인회계사는 경영분야를, 컨설턴트는 기술·현장분야를 분석하기 위한 인력이다.

진단 결과,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구조적 결함과 열처리 공정의 불안정이 문제였다. 이 때문에 품질불량과 같은 '질병'이 생겼던 것이다. 불량제품은 거래 중단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매출 하락은 손익분기점을 상승시켜 수익성을 급속도로 악화시켰다.

중진공은 즉시 치료에 들어갔다. 경영진과 함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실천계획을 수립하고 맞춤연계 지원에 착수했다. 열처리 공정의 품질불량은 컨설팅 지원사업과 연계해 전문가 기술 지도를 벌였고, 수익구조 개선 및 경영정상화 교육은 경영혁신컨설팅 추진을 통해 진행했다. 2009년 7월 단기유동성 위기 해소 차원에서 운전자금 4억원도 신용으로 지원했다. 체계적인 '진료'로 성진포머의 경영성과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자금난에 허덕이던 재정상황이 정상화를 넘어 업계 최고 수준을 달성할 수 있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009년 5.7%에서 지난해 8.4%로 뛰어오른 반면 불량률은 4000ppm에서 363ppm으로 급감했다.

중진공 김인성 컨설팅사업처장은 "기업도 살아있는 생명체이므로 매년 종합진단을 통해 현재 경영상태에 대한 정확한 처방을 받아야 한다"면서 "종합진단은 국내뿐 아니라 중국 진출 기업까지 확대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고압튜브와 파이프를 연결하는 '유압용관이음새' 생산업체 ?세광하이테크의 문제는 인력 부족이다. 국내에서 전문가를 구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에서 별따기'였다. 그렇다고 해외에서 전문가를 수입해 오자니 지급해야 할 비용과 비자 발급 등이 해결해야 할 숙제였다.

중진공은 세광하이테크에도 손길을 내밀었다. 이번에는 외국전문인력 도입을 적용했다. 이 사업은 외국전문인력을 고용하는데 필요한 체재비, 입국 항공료, 인력발굴비용뿐 아니라 신속한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고용추천서도 발급해주는 시스템이다.

세광하이테크가 이를 통해 일본에서 채용한 나카미조 준이치는 회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먼저 간부회의에서 나오는 제안과 토론을 철저하게 기록, 다음 회의에서 실행 여부를 체크하는 등 혁신활동을 주도했다. 또 품질 개선을 위해 문제 여부를 테스트하는 제품시험 검사장비를 직접 설계하고 부품 가공과 조립을 자기 손으로 하는 등 적극적인 개발 노력을 펼쳤다. 이는 일본에서 수입해온 기계의 국산화를 이뤄 수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매출은 2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했다.

세광하이테크 이정상 대표는 "일본식 기업마인드는 환경개선 및 관리자 변화를 이끌어 회사를 거듭나게 했다"면서 "기술 인력난을 겪고 있는 주변 기업에도 중진공 사업을 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진공 윤응창 기술이사는 "해외에서 우수하지만 비교적 고용 비용이 적게 드는 인력을 찾아서 연결해주는 것이 외국인력 도입 지원사업"이라며 "중진공의 치료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jjw@fnnews.com정지우기자

■사진설명=자동차부품 생산기업 ㈜성진포머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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