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美 마이크론, 모바일용 반도체에 역량 집중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9.20 17:40

수정 2012.09.20 17:40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이 일본 D램 업체 엘피다를 인수한 이후 모바일 쪽으로 역량을 집중하는 사업 구조조정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져 결과가 주목된다. 마이크론이 낸드플래시 사업, 엘피다가 D램 사업을 담당하면서 모바일 기기에 적합한 메모리 반도체를 개발 및 생산하는 데 집중한다는 것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내년 상반기 엘피다 인수를 마무리한 후 D램 사업을 엘피다로 이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정은 엘피다의 D램 기술력이 마이크론보다 우위에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엘피다는 D램 기술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D램 기술력의 척도인 미세공정을 보면 엘피다는 25나노미터(㎚) 공정을 개발했다.
다만 파산에다 D램 시장의 불황, 부족한 자금 여력 등으로 양산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지난해 말, 올해 상반기 20㎚급 D램 양산에 돌입했다.

D램 사업 이관으로 조직이 가벼워지는 마이크론은 낸드플래시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엘피다는 마이크론의 D램 사업을 이관받은 이후 구조조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PC D램 생산라인을 모바일 D램 생산라인으로 교체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엘피다는 히로시마에 위치한 PC D램 생산라인을 모바일 D램 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 같은 마이크론의 사업조정 시나리오는 내년 상반기 엘피다의 인수 작업이 완료되면 본격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은 현금 600억엔으로 엘피다를 인수하고 향후 7년에 걸쳐 1400억엔을 지급하는 등 인수에 총 2000억엔을 사용한다.

마이크론 구조조정의 배경은 현재 침체에 빠진 PC 시장의 돌파구로 모바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낸드플래시와 모바일 D램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시장조사전문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올 2.4분기 PC의 D램 시장점유율은 49%를 기록했다. 지난 1.4분기 50.2%에서 3개월 만에 1.2%포인트나 감소했다. PC의 시장점유율이 5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1980년대 이후 처음이다. 특히 아이서플라이는 PC의 D램 시장점유율이 내년 말에는 42.8%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PC의 빈자리는 휴대폰과 태플릿PC가 채울 전망이다.
휴대폰의 D램 시장점유율은 올 2.4분기 13.2%에서 내년 말에는 19.8%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태블릿PC의 시장점유율 역시 같은 기간 2.7%에서 6.9%로 4%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PC가 이제 더 이상 정보기술(IT)기기의 중심이 아니며 부품 시장의 가격과 수요를 좌우하지 못할 것"이라며 "노트북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로, PC D램이 모바일 D램으로 대체되면서 모바일 기기용 D램이 IT 시장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