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중국 조선업체 '속 빈 강정' 수주단가 한국의 3분의 1

김병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1.11 17:24

수정 2012.11.11 17:24

중국 조선업체들이 '풍요 속의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 조선산업 패권을 다투고 있는 한국 업체들에 비해 수주 규모에서는 앞서고 있지만 수주액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속 빈 강정'에 불과한 셈이다.

■'노는 물'이 다른 韓 조선소

11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0월 말 기준 누적 수주량이 350척, 610만6243CGT(표준화물환산톤수)를 달성했다. 우리나라는 같은 기간 181척, 566만6037CGT를 기록했다. 반면 수주액은 중국이 128억3530만달러에 그친 반면 한국은 245억6750만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업체들이 배 척수에서는 앞선 데 비해 척당 단가에서는 한국 조선소에 비해서 크게 밀리고 있는 셈이다.

척당 수주가격을 비교하면 한국은 1억36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중국은 3700만달러에 그쳤다. 한국이 중국보다 3배가량 높다.

이 같은 격차는 수주 전략에서 비롯됐다.

한국 조선소들이 대형 선박과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 집중한 데 비해 중국 업체들은 중소형 선박 수주에 집중했다. 실제 중국 조선소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를 내세워 중소형 선박 등 값싼 선박을 수주하는 데 주력했다. 반면 국내 조선소들은 대형 업체들을 중심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드릴십(심해시추선) 등 가격이 높은 선박을 집중적으로 수주했다.

■역사에서 길을 찾다

한국 조선소들이 고부가가치 선박에 방점을 찍은 이유는 일본 조선업의 몰락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과거 전 세계를 호령했던 일본 조선소들은 고객의 요구보다는 건조효율성에 치중한 나머지 조선산업 패권을 우리나라에 내줬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한국 업체들의 최대 강점은 다양한 선종을 설계할 수 있는 인력을 꼽을 수 있다"며 "일본 조선소들이 일부 선종에 집중하면서 설계인력 확보를 게을리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조선소들은 일반 상선에서부터 특수선까지 다양한 선종을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실례로 한국 대형 조선소들이 독점하고 있는 LNG운반선이 대표적이다.

LNG운반선의 경우 화물창이 핵심 기술이다. LNG 화물창은 영하 163도에서 액화된 천연가스를 저장하는 탱크로 LNG선의 핵심설비다. 그동안 국내 조선업계는 LNG선 화물창 제작기술이 없어 원천기술을 가진 외국 업체에 기술료를 지불해 왔다.

STX조선해양은 자체 기술로 독립형 LNG 화물창을 개발, 노르웨이선급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삼성중공업은 선체와 저장탱크가 일체화된 멤브레인형 LNG선 화물창 국산화에 성공했다.

대우조선해양은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선박추진 시스템을 개발하고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나섰다.

김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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