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취업

소비자와 구직자 모두 울리는 댓글 알바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3.27 08:20

수정 2013.03.27 08:20

자취생 A양(23)은 온라인 쇼핑몰을 자주 애용한다. 물건을 직접 못 보는 대신, 구매후기나 리뷰 등을 꼼꼼히 체크한다. 실제로 사용해본 소비자들이 칭찬하는 내용이 많다면 당연히 좋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 하지만 구매한 제품 중 칭찬하는 댓글만큼 마음에 드는 제품은 적은 편. 심지어 화장품의 경우 심각한 피부 부작용을 일으킨 제품도 있었다. 많은 구매자들이 옹호하는 제품이 왜 자신에게만 유독 문제가 될까 고민하던 중 대부분이 비슷한 패턴의 동일한 내용인 것을 보고 '댓글 알바'에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위 사례의 A양처럼 실제로 댓글 알바로 인한 거짓 정보를 통해 제품을 구매한 후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를 적잖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댓글이 진짜인지 분별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간다.
정부 차원에서 단속을 한다고는 하지만 암암리에 이루어지는 것까지 다 꿰뚫어볼 수는 없는 실정이다. 알바생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참가비를 내고 돈을 받지 못하는 등 불량 댓글 알바로 인해 피해를 호소하는 알바생도 적잖다. 댓글 알바로 인한 알바생과 소비자의 피해를 줄이고자 27일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인에서 그 실태와 문제점을 짚어본다.

특정 내용의 댓글을 달고 건당 얼마씩을 받는 '댓글 알바'. 이 말은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인터넷 쇼핑몰, 소셜커머스 등의 상품을 매개로 한 상업시장뿐만 아니라 정치권에까지 진출할 만큼 이미 깊이 파고들어있다. 기업에게 있어 댓글은 홍보·마케팅 측면에서의 훌륭한 수단이 된다. 실제로도 댓글 알바를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화장품, 음식점에서뿐만 아니라 IT업계, 온라인 카페, 심지어는 돌잔치 업체에서도 댓글 알바를 활용한 홍보에 나서는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니다 보면 이러한 댓글 알바 채용 공고를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실제로 한 화장품 유통 회사의 댓글 알바 공고에서는 제품을 써보지도 않은 알바생에게 제품의 발림성, 지속성, 효과 등의 내용을 쓰도록 하고 있었다. 직접 사용해보지 않아도 상품을 옹호하는 댓글만 달면 건당 얼마씩의 수입을 챙길 수 있는 것.

인터넷 포털에서도 댓글 알바와 관련된 모집 공고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불량 재택 아르바이트 공고가 많은데, 평상시 남는 시간을 이용해 쏠쏠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홍보하는 내용들이다. 일을 하기 전에 참가비 등의 명목으로 선입금을 요구하거나 추천인을 작성하라면 대부분 일을 하고도 돈을 받지 못하는 피라미드 식의 불량 공고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실정이다 보니 제품에 대한 거짓정보가 유포되는 것은 물론 이로 인한 소비자와 알바생의 피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이 댓글이 알바가 작성한 것인지 아님 진짜 사용자가 작성한 것인지 식별하기는 어렵다. 혹여 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지라도 정확한 피해규모를 따지기 어려워 누군가에게 하소연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댓글 알바는 현 실정에서도 댓글의 진위여부를 일일이 가려내기 어려워 단속이 어렵다. 이 때문에 피해자가 더욱 각별히 주의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알바인 김형선 이사는 "댓글 알바는 편하게 일하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이유로 구직자들의 눈길을 끄는 경우가 많은데 불법으로 분류되어 있지는 않아도 가급적이면 피하는 것이 좋다"며 "굳이 댓글 알바를 지원한다면 업무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고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업무는 아닌지, 또 검증된 업체인지 정확한 확인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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