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에스원CRM 정지훈 씨, “장애인 위한 근무환경 큰 도움”

김은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4.18 15:41

수정 2013.04.18 15:41

에스원CRM 정지훈 씨, “장애인 위한 근무환경 큰 도움”

오는 20일이면 '장애인의 날'을 맞지만 국내 기업중에서 장애인의 고용을 적극 환영하는 곳은 흔하지 않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보안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에스원의 자회사인 '에스원CRM'은 장애인 고용율 40%를 기록, 업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에스원CRM은 텔레마케팅과 인력파견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회사다.

5살때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고 지체장애 1급 판정은 받은 정지훈 씨(34)씨는 이곳에서 입사 3년차를 맞고 있다. 원격으로 소프트웨어를 점검하고, CCTV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는 '전문 기술상담'을 하는 게 그의 업무다. 정 씨는 지난 1·4분기에 최우수사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고객 수와 상담품질에서 최고점을 기록해 1년에 4명에게만 주어지는 상을 받게 된 것.

그는 "처음에는 익명의 사람들과 전화하는 상담이 어색하고 생소한 보안 용어들이 낯설어 힘이 들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불편함을 겪는 사람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기에 점점 상담에 요령이 생기면서 좋은 결과를 낳게 된 것 같다"고 18일 말했다.

아울러 "장애사원과 비장애사원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직무 환경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씨는 고객이 불만 사항을 이야기 할 때는 제지없이 끝까지 들어주는 편이다. 이제는 상담 일도 제법 익숙해져 까다로운 고객에 요청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지금의 업무가 스스로 자립하는 것을 넘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정 씨가 이렇게 업무에 열중하게 된 데에는 계기가 있었다. 지난해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길러주신 할머니의 상을 치르면서였다.


그는 "장애인이 되면서부터 할머니에게 항상 걱정스러웠던 손자였다"며 "이런 할머니의 장례식에 바로 달려와 준 팀장님과 동료들과 함께 제대로 자립한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 기뻤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에스원CRM과 같이 장애인에게 열려 있는 회사가 더 많아지기를 희망했다.


그는 "컴퓨터로 하는 업무가 많아지면서 약간의 장애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시설이나 근무 환경이 개선된다면 장애인들도 많은 회사에서 비장애인에게 뒤지지 않는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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