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재건축시장 대선후 규제완화 기대 ‘문의 급증’

이영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7.10.16 06:26

수정 2014.11.04 21:50

“팽팽합니다. 사려는 사람이나 팔려는 사람 모두 정권 교체 가능성을 보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요. 사려는 사람은 대선 이후 재건축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매수 타이밍을 고르고 있고 팔려는 사람은 좀 더 기다리면 비싸게 팔 것으로 보고 눈치를 보고 있어요. 폭풍 전야 같아요.”

15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1단지 종합상가 내 우정부동산 김상열 사장은 최근 재건축 시장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김 사장은 “매수 희망자나 매도 희망자 모두 기대감만으로 적극적으로 나서길 꺼리고 있다”면서 “문의만 많고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들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나 컨설팅 업체에서는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매수타이밍을 묻는 상담건이 부쩍 늘고 있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사장은 “최근 강남 재건축 투자 상담이 부쩍 늘어났다”면서 “지금이 매수에 적당한 시기인지, 적당한 매물은 무엇인지를 묻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매수는 지금·실수요 차원으로 접근해야

전문가들은 대부분 재건축·재개발 투자는 지금이 적기라고 말한다. 다만 과거처럼 높은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보단 실수요 차원에서 접근할 것을 권한다.

국민은행 PB사업부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꼭 정권교체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서울지역에서 대량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은 재건축 단지밖에는 없다”면서 “중장기적으로 지금처럼 강한 강도의 재건축 규제책은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수급 여건상 지금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은 없다”면서 “재건축 매입 시기는 지금이 가장 적당하다”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이미 재건축 대상 주택의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매입하기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장기적으로 규제가 완화되면 추가 상승 가능성은 충분하므로 실수요 차원에서 접근하면 기대 밖의 성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청약가점제 실시로 재건축 관심 증가

청약가점제 실시가 재건축 재개발에 대한 인기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가점이 낮은 유주택자들이 유망 분양물량에 청약을 하지 못하고 기존 매매시장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임달호 사장은 “가점이 낮은 유주택자들이 신규 유망 분양 아파트에 청약하기 힘들어졌다”면서 “기존 아파트에 관심을 가지면서 기왕이면 향후 호재가 있는 재건축 단지를 원한다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가점제 실시로 신규 주택 청약이 힘들어진 유주택자 중에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나 강남구 개포동 재건축 단지 등을 거주 목적으로 사겠다는 상담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재개발·재건축도 지역별 양극화될 것

전문가들은 앞으로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재건축·재개발 시장은 과거처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전망한다. 지분값이 이미 오를 대로 올랐고 재건축 수익을 나눠야 할 조합원 수도 너무 많은 곳이 대부분이어서다.

하지만 서울 지역 주택 수급여건 상 재건축 및 재개발 규제는 풀릴 가능성이 크며 이에 따라 반사이익을 보는 유망 재건축 재개발 시장도 꽤 있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현재의 주택 수급 상황을 보면 3∼4년 이후면 서울 지역 공급이 크게 줄어 공급 축소로 인한 집값 상승 우려까지 있다”면서 “재건축 재개발 규제가 풀리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곳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사장은 “현재 집값이 어느 정도 더 오를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청약시장 양극화처럼 재건축 시장도 평균 이상 상승하는 곳과 상승하지 못하는 지역으로 나뉠 것”이라면서 “강남권 중층 재건축 단지 또는 강북권의 도시재정비촉진지구 및 균형발전촉진지구 등 핵심 지역 재개발 물량이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서일대 이재국 교수(교보생명 재무 설계 부동산 자문역)는 “기본적으로 향후 재건축 재개발을 통해 큰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면서 “3차 뉴타운 지역 중 조합원 수가 적은 재개발 단지를 중심으로 찾아보면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곳도 있다”고 전망했다.

/jumpcut@fnnews.com 박일한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