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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 파산..국내 금융시장,피해 적지만 심리위축이 문제”

신현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9.15 21:55

수정 2014.11.06 01:02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금융상황점검 긴급회의를 개최해 국내 금융회사의 손실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하는 등 대비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정부는 해외에서 전해지는 잇따른 사태가 국내 유동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지만 불안심리 자극과 변동성 확대에 따른 금융시장의 악영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금융회사 투자 규모 얼마나

메릴린치가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로 넘어가고 리먼브러더스가 파산 신청을 함에 따라 이들 금융기관에 투자한 국내 금융사들의 피해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금융당국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리먼브러더스에 7억2000만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파산 신청을 한 리먼브러더스에 투자한 금융회사들은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면 한국투자공사(KIC)와 하나은행 등 메릴린치에 투자한 국내 금융회사들은 BOA의 주당 인수가격보다 평균 매입단가가 낮아 당장 피해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메릴린치에 2조원을 투자한 한국의 국부펀드인 KIC는 지난 7월 말 주당 27.5달러에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해 BOA가 KIC 지분도 같은 조건으로 인수할 경우 주당 1.5달러의 시세차익을 보게 된다. 테마섹과 함께 메릴린치에 5000만달러를 투자한 하나은행도 피해를 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용경색에 빠진 미국 금융기관이 해외증시 등에서 자금을 빼나갈 경우 국내 주식시장은 물론 외환 및 채권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전광우 금융위 위원장은 “리먼브러더스 파산과 관련해 국내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며 내부에서 충격 흡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금융시장 악영향 불가피할 듯

하지만 9월 위기설을 무사히 넘기며 가슴을 쓸어내린 금융당국은 이번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신청이 국내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당국은 일단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이라는 악재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투자심리 위축과 변동성 확대에 따른 우려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해외에서 자금 차입이 어려워지고 전체적인 금융환경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용 금융위 부위원장은 “며칠 전부터 이 같은 사태를 예상하고 준비를 해 왔다”며 “리먼의 파산 보호신청으로 글로벌 시장이 크게 흔들리게 되면 국내 시장에도 간접적인 영향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 유익선 연구원은 “현재 외화유동성 부족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 리먼의 파산 등은 외환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하지만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심리적이고 간접적인 영향으로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국내 금융시장에 장기적으로는 약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증시의 3대 악재로 작용했던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미국 신용위기 가운데 유가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감소하고 미국 신용위기도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보호 신청으로 해결국면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금융시장의 회복을 위한 호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shs@fnnews.com 신현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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