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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쌀 높은 파고를 넘자] (下) 수출 위한 쌀 생산비 절감 노력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02 18:05

수정 2014.09.02 18:05

[대한민국 쌀 높은 파고를 넘자] (下) 수출 위한 쌀 생산비 절감 노력

내년 1월 1일을 시작으로 쌀 시장 개방의 길을 걷게 됨에 따라 쌀 수출이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산 쌀 수출 실적이 생산량 대비 0.04% 수준에 그칠 정도로 쌀 수출은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문제는 비싼 국내산 쌀 가격이다. 현재 국내산 쌀 가격은 ㎏당 2189원(지난해 평균가)으로 미국산보다 2.8배, 중국산보다 2.1배 비싸다. 이 같은 가격 경쟁력으로는 해외 시장 개척은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재배 기술 개발과 들녘별 쌀 경영체 육성, 농협 농기계 은행 등 조직화.규모화 경영에 중점을 둔 국내산 쌀의 생산비 절감 정책을 추진 중이다.

■직파재배, 이앙법 대체할 기술로

농진청은 국내산 쌀의 가격경쟁력 확보 방안으로 벼 무논점파와 같은 직파재배를 꼽고 있다.

무논점파란 볍씨 6립 정도를 점파해 모내기한 논과 같은 형태로 벼를 재배하는 기술이다.

무논점파의 장점은 생산비 절감이다. 농진청에 따르면 기존의 기계이앙보다 생산비는 23%(㏊당 34만9000원), 노동력은 35.3%(㏊당 22시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싹을 1~2㎜ 틔운 최아종자를 파종하는 만큼 입모율이 높고 벼 쓰러짐(도복)에도 강하다.

이 같은 장점이 알려지면서 벼 무논점파 재배 면적은 지속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2008년 보급 당시 100㏊로 시작했던 무논점파의 재배면적은 지난 2010년 6300㏊에 이어 지난해에는 1만㏊를 넘게 확대됐다. 오는 2017년에는 8만300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농진청 관계자는 "무논점파 시범 농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도 무논점파의 작업성능이 좋고 운전조작이 쉬우며 파종상태가 좋아 농가에 필요한 기술이라는 응답이 많았다"며 "벼 무논점파를 전국에 10만㏊ 재배하면 해마다 1020억원의 생산비를 줄여 더욱 안정적으로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농업, 들녘별 경영체

규모화 영농의 새로운 모델로 '들녘경영체'가 떠오르고 있다.

들녘경영체는 50㏊ 이상 들녘을 운영하는 경영체다. 농지 소유는 그대로 둔 채 들녘 안 농업인들의 협동을 통해 생산비를 줄이는 '규모의 경영'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009년부터 육성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09년 들녘경영체 육성사업 시작 당시 12개소에 불과했던 들녘경영체는 빠른 속도로 확대가 이뤄지면서 올해 158개소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이처럼 빠른 속도의 확대가 이뤄지는 것은 '들녘경영체'가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현상이 고질화되고 있는 농업,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대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들녘경영체 육성사업을 통해 농가 생산비가 평균 10.8%, 육묘비용 13.5%, 방제비용 23.5%가 각각 감소했다. 또 전체 벼 재배 농가의 가구당 재배면적은 평균 1.2㏊인 반면 들녘경영체는 평균 152가구가 모여 202㏊를 공동 경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농을 위한 농기계 은행

농협에서는 '농기계은행'이라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는 농기계를 대여하는 방법으로 농업인들의 생산비 절감을 지원하고 것이다.

현재 운영 중인 농기계은행은 전국 700개 수준이며 총 자본 규모는 1조1000억원이다. 앞으로 농협은 2017년까지 800개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농업인 입장에서는 희소식이다. 농기계는 필수품과도 같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

규격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기는 하지만 트랙터의 경우 4000만~5000만원까지 한다.

농협 관계자는 "영농 규모가 크면 모르지만 소농일 경우 부담스러운 가격"이라며 "직접 구입하는 것에 비해 농협을 통해 임대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밝혔다.

농진청의 조사에 따르면 농기계를 직접 구매하는 것에 비해 임대 방법이 ㏊당 106만원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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