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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국가경쟁력 MB말보다 7계단 하락한 26위...규제개선 113위로 최하위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03 07:02

수정 2014.09.03 07:02

각국 기업인들의 자국 기업경영 환경에 대한 평가지수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지난해보다 1단계 하락한 26위를 차지했다. 이명박정부 말인 2012년(19위)과 비교해 2년새 무려 7계단이나 내려앉아 기업인들의 국내 경영환경에 대한 불만과 심리적 위축이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스위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WEF는 이같은 내용의 2014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총 144개국 중 26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주요국 중에선 중국(28위)을 제외하곤 싱가포르(2위),일본(6위),홍콩(7위),대만(14위),말레이시아(20위)보다 순위가 낮았다. 국가별로는 스위스,싱가포르, 미국, 핀란드, 독일이 각각 1위부터 5위까지 '기업하기 좋은 나라'의 최상위 그룹을 형성했다.


■제도·노동효율성·금융시장 3대 과제

WEF의 국가경쟁력 평가는 △기본요인(제도적요인·인프라·거시경제 등 4개 부문)△효율성 증진(노동시장 효율성·금융시장 성숙도 등 6개 부문)△기업혁신 및 성숙도(2개 부문) 등 총 3대 분야·12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우리나라는 이 12개 부문 중 거시경제(전년 9위→7위),시장규모(12→11위)를 제외하곤 대부분 전년대비 제자리 걸음이거나 순위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책결정 투명성을 비롯해 규제개선(법체계 효율성),테러에 의한 기업비용, 기업이사회의 유효성 등 21개 항목으로 구성된 제도적 요인은 전년도 74위(2013년 총 148개국)에서 올해 82위로 8계단 하락했다. 이 부문은 이명박 정부말인 2012년(62위)과 비교했을 때 20단계나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큰 분야로 꼽혔다. 노동시장 효율성도 78위에서 86위로 하락했으며 금융서비스 및 대출 용이성, 은행건전성 등 금융시장 성숙도(81위→80위)도 여전히 중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기업 심리 지표

WEF의 이같은 순위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를 통한 통계치(객관지표)와 각국 기업인 대상 자국 또는 사업지 경영환경에 대한 설문조사결과(주관지표)를 통해 도출된다. 하지만 12개 부문 세부 항목을 들여다보면 통계보다는 설문 중심으로 순위가 매겨지다보니 다분히 주관적 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의 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국내 설문조사는 WEF의 파트너 기관인 한국개발원(KDI)이 국내 CEO 1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4월 조사를 진행했다.

가령 144개국 122위를 차지한 한국의 은행건전성의 경우 단순비교로는 우간다(전체 국가경쟁력평가 122위), 탄자니아(121위)수준이라는비약을 낳게 된다.


하지만 이같은 순위 하락은 역설적으로 기업인들의 국내 경영환경에 대한 불만과 심리적 위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시사점을 제공한다. 더욱이 설문 조사가 진행된 지난 3월은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개최로 정부의 규제개혁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드러났던 시점이었음에도 규제개선 분야에 대한 순위가 전년보다 12단계 하락한 113위를 기록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에 대해 기재부 측은 설문이 이뤄진 2~4월 당시 개인정보 유출사건(1월)이후 북한 미사일 발사(2~3월), 세월호 사고 등으로 기업인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설명했다.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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