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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 ‘i30’ 대항馬 만든다

조용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6.17 01:12

수정 2014.11.07 01:40

【볼프스부르크(독일)=조용성기자】 유럽 대륙에 현대자동차 ‘i30’과 기아자동차 ‘씨드’ 경계령이 내려졌다.

i30과 씨드가 유럽시장에서 선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폴크스바겐그룹이 이들의 경쟁차종인 ‘골프’ 후속모델을 올 하반기에 출시, 맞불을 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폴크스바겐 골프는 유럽의 대표적 해치백 모델로 i30과 씨드가 타깃으로 하고 있는 차종이다.

데틀레프 비티히 폴크스바겐그룹 수석부사장(65·사진)은 16일 독일 볼프스부르크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i30과 씨드가 유럽에서 활개를 치는 동안 우리 역시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에 신형 골프를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크스바겐뿐만 아니라 아우디, 벤틀리, 람보르기니 등 폴크스바겐그룹 산하 브랜드의 영업 및 마케팅을 총괄하고 세계 자동차 4위 업체인 폴크스바겐그룹의 이사회 임원이기도 한 비티히 부사장은 기아차 씨드에 대해 “높은 품질과 유럽 스타일의 디자인을 구현한 상당히 괜찮은 차”라고 평가해 위기감을 반영했다.

그는 이어 “기아차가 유럽 출신 차량 디자이너를 많이 영입했으며 폴크스바겐에 의해 잘 길들여진 유럽 부품업체들과 협력한 점이 유럽시장에서의 선전을 낳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디자이너를 빼앗기지 않도록 좀 더 많이 신경써야 했다”며 폴크스바겐그룹에서 기아차로 영입된 자동차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기아차의 씨드는 정통 유럽 스타일 해치백을 표방한 차로 올 들어 5월까지 7만5126대가 팔렸다. 지난해 대비해 43.41% 늘어난 수치며 이 같은 추세라면 산술적으로 올해 판매량 18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현재 기아차는 유럽에서 열리고 있는 ‘유로2008 축구대회’를 타깃으로 강도 높은 마케팅전략을 펼치고 있다. 올 하반기 그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을 감안한다면 20만대 이상의 판매량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올 하반기 체코공장 완공과 함께 유럽지역 양산에 돌입할 현대차 i30 역시 올해 판매량 10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씨드와 i30은 유럽에서만 30만대 가까이 팔려나갈 수 있다.
골프 해치백 모델이 연간 50만대가량 팔린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폴크스바겐그룹으로서는 이들의 ‘선전’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폴크스바겐 측이 골프 신모델을 하반기에 출시하겠다고 나선 것 역시 이 같은 배경에서라는 관측이다.


한편, i30과 씨드는 현지 일부 자동차 전문매체에 의해 ‘폴크스바겐 골프, 오펠 아스트라 등의 해치백 모델에 버금가는 차’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으며 골프 가격의 3분의 2 이하에 팔리고 있어 가격경쟁력까지 갖췄다는 설명이다.

/yscho@fnnews.com

■사진설명=비티히 수석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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