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주택건설사 ‘PF 대란’ 떤다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7.08 22:23

수정 2014.11.07 00:11



주택건설업계에 미분양에 이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이는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분양시장 침체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까지 미분양이 급증하자 금융권에서 주택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중견 건설사들에 대해 PF 대출을 사실상 중단했기 때문이다. 중견 건설사들의 알짜 사업장들이 금융권의 PF 중단으로 사업을 포기하거나 대형 건설사로 사업권이 넘어가는 사례가 최근 속출하고 있다.

8일 건설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들어 중견 건설사들이 대단위 개발사업과 관련, 금융권으로부터 PF를 거절당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H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미분양 사업장이 늘면서 기존에 투입한 사업 자금을 회수 못해 아파트사업 PF를 신용도를 철저히 따져 까다롭게 심사하고 있다”면서 “요즘은 시공능력 순위 20위권 아래로는 PF 대출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권이 PF 대출의 끈을 당기면서 대형 건설사에 비해 신용도가 낮은 중견 주택건설사들은 진행 중인 대단위 주택단지개발사업 등에 자금 대출을 못받아 발을 동동구르고 있다.
심지어는 사업의 시행이나 시공권을 박탈당하는 사례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에는 W건설은 사업 시행사와 시공계약을 체결하고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서울 금천구 시흥동 군 부대 이전지역 개발 사업이 금융권에서 PF 대출을 거절 당해 시공권을 대형 건설사로 넘겨야 했다. 이 사업은 사업비 규모가 2조5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었지만 금융권은 이 업체가 받은 PF 대출액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지급 보증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사업장 시공권은 재벌계열 건설사인 L사로 넘어갔다.

또 S건설 컨소시엄이 경기 김포에서 추진해 온 도시개발사업도 최근 PF가 막히면서 시행사가 PF가 가능한 대형 건설사를 대상으로 사업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상태다. 이 사업은 아파트 3000여가구를 분양하는 사업으로 사업 규모가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을 많이 보유한 알짜 중견사로 소문난 D사도 경기 평택에서 추진중인 2000여가구의 주택단지 개발 프로젝트를 포기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역시 금융권에서 PF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단지 시행사는 현재 대형 건설사를 찾아다니며 시공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 주택영업본부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중견 건설사들이 추진하던 사업장이 PF가 막히면서 시행사들이 사업장 인수를 제안하는 사례가 엄청나게 늘고 있다”면서 “분양성이 좋은 알짜 사업장은 사업성을 검토해 바로 계약을 하지만 규모가 작거나 외진 곳은 아예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견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각종 규제로 미분양 아파트 팔기도 힘든 상황에서 기존 사업마저 PF가 안되면 주택 전문업체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면서 “그동안 시장 상황이 좀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젠 생사의 갈림길에 접어든 상황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김성환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