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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하나로텔 IPTV 전략 ‘극과 극’

이구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8.19 22:00

수정 2014.11.06 05:31



인터넷TV(IPTV) 주력업체로 꼽히는 KT와 하나로텔레콤이 상반된 사업전략을 구사하고 나서 IPTV 시장 초기의 성패가 어떻게 나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T가 종합 미디어그룹으로 변신을 선언하고 교육, 게임, 글로벌 콘텐츠 집중개발과 지상파 실시간 방송 등 공격적 영업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하나로텔레콤은 초고속인터넷의 부가서비스로 IPTV를 활용하면서 조용히 실속을 챙기겠다는 전략이다.

KT 고위 관계자는 19일 “IPTV를 통해 KT가 종합 미디어그룹으로 변신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개발하고 공격적인 영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KT는 앞으로 5년간 콘텐츠 지원에 5000억원, 인프라 고도화에 1조원, 단말기 사업 지원에 4500억원 등 총 2조원 이상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교육, 게임, 커뮤니티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 확보가 우선 공략 대상이다. 교육 분야 콘텐츠를 강화해 앞으로 5년 내에 전국 오프라인 학원의 50%를 대체하겠다는 게 KT의 전략이다.
지상파 방송사와의 재전송 협상에도 공격적으로 나서 지상파 방송을 모두 IPTV 안으로 끌어들일 계획이고 게임도 집중 육성 분야로 설정했다. TV를 이용해 온라인게임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게임 영역을 개발해 KT가 글로벌 게임 배급 역할도 맡는다는 복안이다. 또 전 세계를 대상으로 뉴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뉴스 네트워크(INN)’사업을 추진하고 해외동포용 IPTV사업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하나로텔레콤은 철저히 ‘소리나지 않는’사업을 구사할 작정이다. 하나로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위성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사업에서 얻은 교훈이 방송시장에 진입할 때 큰 소리를 내면 시장 진입 기회조차 얻을 수 없다는 점”이라면서 “IPTV 초기에는 초고속인터넷의 부가서비스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상파 방송사와 실시간 프로그램 공급 협상도 앞장서서 추진하지 않는다. 내심 KT가 적정한 가격대의 프로그램 공급협상을 성사시키면 여기 편승하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실시간 방송이 가능해지더라도 현재 ‘하나TV’의 주문형비디오(VOD) 상품을 주력상품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게임같은 IPTV의 부가기능 개발도 장기과제로 남겨놓고 시장 초기부터 부가기능 확대에 주력하지는 않기로 했다.


통신업계 한 전문가는 “새 사업을 추진할 때 화려한 외형과 공격적 마케팅으로 국민적 관심을 끌어모으는 KT와 조용히 실속을 챙기면서 한걸음씩 움직이는 SK텔레콤의 방식이 IPTV에서 극명하게 대조를 이룰 것”이라며 “IPTV는 통신시장 양대 산맥인 KT와 SK텔레콤의 사업 방식 차이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afe9@fnnews.com 이구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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