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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엔 소화제보다 두통약(?)

조성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1.25 21:36

수정 2008.11.25 21:36



중견 건설업체에 근무하는 김모씨(27·경기 부천시)는 평소 잦은 회식 덕분에 소화불량으로 고생을 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복부팽배감, 속쓰림 등의 소화불량으로 약국을 찾은 지 오래다.

최근 회사가 원감절감을 내세워 복리후생비를 대폭 삭감하면서 회식자리도 덩달아 줄었기 때문이다. 대신 김씨는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을 호소했다.

최근 미국발 금융·실물경기 침체 여파로 의약품에 대한 수요도 변하고 있다. 야식비 및 외식비 지출 자제, 줄어든 회식자리 등으로 인해 소화불량을 겪는 사람들은 감소한 대신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 강도 높은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 증가로 혈액순환 장애를 호소하는 이들은 늘어났다.


스트레스가 증가하면 과도하게 교감신경계가 항진되고, 이는 곧 혈관수축으로 이어지면서 두통, 손발절임, 고혈압 등의 혈관질환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소화제인 동화약품의 까스활명수의 올해 3·4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정도 하락한 3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가 체감경기로 직접 연결되지 않은 지난 2·4분기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73% 성장한 8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었다. 경기침체 여파로 매출이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혈액순환 개선제는 이 같은 경기침체기에 오히려 매출이 증가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실제 혈액순환개선에 효과가 있는 저용량 아스피린 제제 국내 시장 규모는 올 3·4분기 57억74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4% 성장했다.

제품별로 보면 바이엘코리아의 ‘아스피린 프로텍트’의 올 3·4분기 매출은 29억 43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78% 늘었다. 보령제약의 ‘아스트릭스’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6% 성장한 12억6200만원을 기록했다.


스트레스 증가되면 혈관 수축이 되고, 이로 인한 손발 저림, 현기증, 만성피로감 등의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해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또 일선병원에서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혈액순환개선제의 처방량을 늘린 것도 작용했다.


가천의학전문대학원 심장내과 정욱진 교수는 “혈액순환 장애를 계속 방치할 경우 동맥경화증, 심근경색, 뇌경색 등의 각종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요즘 우리나라도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 제제를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talk@fnnews.com 조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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