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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석채號 ‘과속’ 문제없나

이구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1.11 23:04

수정 2009.01.11 23:04



‘이석채호(號)’ KT가 상반기 중 KT-KTF 합병 같은 굵직한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영속도를 높이면서 정작 속도를 유지할 성장동력사업 개발이나 조직안정을 위한 세부전략은 마련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통신업계 고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KT는 1월 중 방송통신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에 KTF 합병 인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상반기 중 합병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석채 KT 사장 후보가 취임 100일 안에 합병, 조직개편 같은 굵직한 이슈 해결을 주문하는 등 속도경영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

방통위와 공정위는 합병인가 신청을 받은 뒤 2개월간 경쟁상황과 산업영향력을 평가해 인가를 결정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1개월간 심사를 연장할 수 있다. KT는 최장 3개월이면 합병인가를 받을 수 있으니 상반기 중 합병법인을 탄생시킬 수 있다고 계산하고 있다.

‘이석채호’가 경영속도를 높이면서 KT 안팎에서는 과속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KT 내부에서는 “합병 자체도 중요하지만 장기적 합병시너지나 성장동력에 대한 고민도 중요하다.
그런데 지금은 합병으로 연간 5000억원가량 절감되는 운영비용을 마케팅에 투입해 이동전화 시장지배력을 늘리는 방안 같은 지엽적인 고민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 같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합병인가 조건에 휴대인터넷(와이브로) 투자 확대가 포함될 게 뻔한 만큼 와이브로 투자가 장기적으로 KT 사업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입체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조급한 나머지 장기적인 통신산업 구조개편 밑그림을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KT와 KTF 합병을 심사할 때 장기적 통신산업 구조개편에 초점을 맞춰 KT 시내망의 공정성 문제와 향후 유·무선 통신과 방송 융합정책 목표를 담아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우려를 전했다.

/cafe9@fnnews.com 이구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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