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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직원 “나 떨고 있니…”

이구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1.18 22:54

수정 2009.01.18 22:54



신임 사장 취임과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한 KT에 본격적인 인사 후폭풍이 불고 있다.

KT본사에서는 16일부터 부서별 현장배치 희망자를 물색하는가 하면 인사고과 순서에 따라 현장인원을 배정하기로 하는 등 현장배치인원 선별 작업에 본격 착수하면서 직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는 이석채 사장이 현장인력 강화를 선언하고 본사 스태프 인원 6000여명 중 절반인 3000여명을 영업이나 네트워크 현장에 배치하기로 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18일 KT 관계자들에 따르면 KT는 이달 말까지 부서별로 절반 정도의 인원을 영업현장으로 배치하는 조정을 마치고 2월 초부터는 현장강화 경영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들 현장배치 인력은 전국 영업과 네트워크 관리를 담당할 마케팅단과 네트워크단 36개에 배속된다.

그러나 현장배치가 직원들에게는 단순한 업무조정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게 문제다.
KT 관계자들은 “영업이나 네트워크 관리 경험이 없는 본사직원들이 현장배치에 강한 두려움을 보이고 있다”며 “현장배치를 감원의 전단계로 받아들이고 있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이석채 사장이 취임식을 통해 “당분간 인력감원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지만 스태프 업무만 하던 직원들을 현장으로 배치하는 것은 암묵적 감원에 다름없다는 게 직원들의 정서라는 것이다.


KTF 역시 지난 16일 인사를 발표하고 1000여명의 본사 스태프 인력 가운데 40여명을 현장에 배치하겠다고 발표해 인사 후폭풍은 KT본사뿐 아니라 자회사를 포함한 KT그룹 전체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실업률 증가를 걱정해 인력감축을 지양하라고 당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현장인력을 강화하는 인사정책으로 자발적 퇴직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KT는 지난 14일 오후 발표한 임원인사에서 기존 73명이던 상무보 이상 임원 가운데 36명에게만 본사에 보직을 주고 37명의 임원은 현장배치나 파견교육을 예정하며 발령을 미루는 방식으로 임원 구조조정을 먼저 결정한 바 있다.

/cafe9@fnnews.com 이구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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