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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 높으면 콩팥도 조심하세요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2.24 22:15

수정 2014.11.07 09:57



고혈압 환자 10명 중 2명은 콩팥에 이상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신장학회는 오는 3월 12일 ‘세계 콩팥의 날(World Kidney Day)’을 맞아 전국 7개 대도시에 거주하는 35세 이상 2411명의 일반인과 전국 280개 의료기관에서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신장이식 등의 신대체요법을 받는 4만4333명의 환자를 조사했다고 24일 밝혔다.

그 결과 정상인은 만성콩팥병이 9.3%에 불과한 반면 고혈압 환자에서는 10명 중 2명 정도인 21.3%가 콩팥에 이상이 있었다. 콩팥과 혈압의 상관관계를 알아본다.

■고혈압과 콩팥병은 ‘실과 바늘’

이번 조사에서 고혈압 환자들은 콩팥기능이 50% 이상 떨어졌다. 치료가 쉽지 않은 3기 이상의 중증 만성콩팥병의 상대적 위험도는 정상 혈압을 가진 사람보다 2.9배가량 높았다.


특히 고혈압이 아니더라도 혈압이 증가함에 따라 만성콩팥병도 급격히 늘어났다. 최고혈압(수축기혈압)만 놓고 보면 120㎜Hg 미만인 사람들의 8.2%에서 만성콩팥병이 발견됐다. 반면 고혈압으로 분류되는 140㎜Hg 이상인 사람들에게서는 23.1%가 만성콩팥병으로 진단됐다.

최저혈압(이완기혈압) 역시 비슷한 양상으로 70㎜Hg 미만인 사람들의 만성콩팥병의 빈도는 8.6%에 불과했지만 이완기 혈압 90㎜Hg 이상인 사람들은 23.2%가 콩팥에 이상이 있었다.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가장 흔한 증상도 역시 고혈압이었다. 정상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32.3%인데 비해 만성콩팥병 환자들의 고혈압 유병률을 병기별로 보면 초기(1,2기) 53.7%, 중등기(3기) 59.5%, 중증기(4,5기) 80.0%로 콩팥병이 심할수록 혈압이 높아졌다.

■콩팥병 환자 왜 혈압 높나

콩팥은 사구체라는 미세한 필터가 있어 우리 몸에서 생기는 노폐물과 수분을 소변으로 배설하고 조절한다. 이 중 하나가 나트륨과 전해질을 조절해 혈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대한신장학회 박정식 이사장(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은 “콩팥이 손상되면 혈압을 상승시켜 고혈압을 유발하게 된다”며 “흔히 고혈압 하면 심장병을 먼저 떠올리지만 심장병 못지않게 콩팥병 역시 고혈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부분 만성콩팥병 환자는 4기 말이 되어서야 병원을 찾는다.

학회 이태원 홍보이사(경희의료원 신장내과)는 “콩팥은 기능이 50% 이하로 감소해도 대개 고혈압 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며 “고혈압 환자에서는 정기적인 소변 및 혈액 검사를 통해 만성콩팥병의 진행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콩팥병의 이상유무는 ‘크레아티닌’과 단백뇨를 검사해 진단하기 때문에 간단한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만으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크레아티닌 수치가 1.2 ㎎/dL 이하면 정상이지만 1.3 ㎎/dL부터는 신장기능이 50%가량 떨어져 있는 상태이다.


대한신장학회 이상호 홍보이사(동서신의학병원 신장내과)는 “신장기능이 50%가량 떨어지면 6개월에 한 번씩 체크해야 한다”며 “신장은 치료하지 않아도 1년에 1%가량 노화되기 때문에 신장기능이 떨어지면 더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치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신장학회는 3월 9∼15일을 ‘콩팥 건강 주간’으로 선포하고 ‘놀라운 콩팥! 당신의 콩팥은 건강하십니까?’라는 슬로건 아래 환자교육과 무료검진 행사를 전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행사 관련 문의는 사무국(02-3486-8738)으로 하면 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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