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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지상파 중계’..최시중 방통위장 막후 활약 있었다

이구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3.22 22:22

수정 2009.03.22 22:22



“우리 국민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경기를 보면서 경제난에 시달리는 걱정을 잠시라도 접고 즐거운 마음을 느낄 수 있도록 중계료 협상을 다시 한번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난 3일 오후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전화 수화기에 대고 간곡한 당부를 했다. WBC 국내 독점중계권을 가진 권영호 IB스포츠 회장에게다.

최 위원장은 IB스포츠 회장과 통화를 마친 뒤 바로 이병순 KBS 사장에게도 “중계권료 협상에 다시 한번 신중히 나서달라”고 부탁하는 전화를 했다.

IB스포츠와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는 당장 5일부터 대회가 시작되는 WBC 중계권 협상을 3일 오후까지 타결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상 중계권 협상은 ‘물 건너간’ 상태였다.


그대로 협상이 결렬되면 우리 국민은 일본과 미국에서 열리는 WBC 경기를 케이블TV의 특정 스포츠채널로 실제 경기시간보다 3시간이나 늦은 중계방송으로 볼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그러나 최 위원장의 간곡한 부탁을 받은 IB스포츠와 방송사들은 사실상 포기하고 있던 중계권 협상을 다시 시작했고 경기 시작 하루 전인 4일 지상파 3사가 모두 생방송을 하기로 극적인 타결이 이뤄졌다.

최 위원장은 최근 한 개인적인 자리에서 “WBC 중계 협상이 난조에 빠졌다는 보고를 뒤늦게 받고 많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국민 모두가 볼 수 있는 지상파TV로 국민의 관심이 쏠린 WBC 경기를 볼 수 있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앞섰지만 민간기업의 경영활동에 함부로 관여할 수 없는 문제란 걱정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최 위원장은 “국민이 스포츠 경기를 보고 싶어하는 마음을 방송사들에 진실하고 간곡하게 부탁해 보기로 어렵게 마음을 먹었다”며 “방송사들이 진심을 순수하게 받아들여줘 너무 고맙다”고 후일담을 소개했다.

결국 이런 어려운 중재와 협상을 통해 우리 국민은 WBC 한·일전의 짜릿한 경기장면을 안방과 사무실에서 생중계로 볼 수 있게 됐다.
또 우리 야구 대표팀은 어려운 협상 과정을 알기라도 하듯 일본을 2차례나 이기고 4강에 진출, 국민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고 있다.

/cafe9@fnnews.com 이구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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