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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네오위즈게임즈 대표 “글로벌 넘버원 퍼블리셔가 목표”

임정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4.08 22:00

수정 2015.07.16 21:21



‘거친 카리스마’를 예상한 건 기자의 편견이었다. 그의 말투는 조근조근했다. 지난 2005년부터 일본의 게임포털 ‘게임온’에서 대표로 재직하면서 공격경영으로 연평균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이끌어 낸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게임업체로서 게임온의 영업이익률은 닌텐도를 제외하면 일본 최고 수준이다.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글로벌 넘버원 퍼블리셔’가 되는 것이 네오위즈게임즈의 목표입니다. 좋은 온라인 게임들이 계속 나와준다고 전제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봐요.”

6일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에서 이상엽 신임 네오위즈게임즈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글로벌 넘버원 퍼블리셔’의 길엔 두 가지 상반된 사례가 있다고 했다. 글로벌 게임업체인 ‘일렉트로닉아츠(EA)’와 ‘닌텐도’다. “EA는 유망한 개발조직들을 인수합병(M&A)하면서 수많은 지적재산권(IP)들을 확보한 반면 닌텐도는 한 우물만 팠습니다. 어느 길이 우리에게 맞는지는 아직 검토하고 있는 단계죠.”

그는 “M&A는 기업의 영원한 숙제이고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몇 군데 점찍어놓은 유망한 개발사들이 있다”고 귀띔했다. 또 “말로만 떠들거나 서두르는 것은 달갑지 않다”며 “네오위즈게임즈의 꾸준한 변화를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드래곤 퀘스트 등 유명 역할수행게임(RPG) 퍼블리싱하고파”

이 대표는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5%와 41% 많은 2100억원과 500억원, 순이익은 31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존 강점인 스포츠와 일인칭슈팅(FPS) 장르 이외에도 온라인다중역할수행접속게임(MMORPG)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을 생각이다.

이 대표는 “MMORPG는 최근 4∼5년간 성공한 회사가 극히 드물 정도로 어려운 장르지만 분명 매력적이고 영향력도 크다”며 애착을 나타냈다. 실제로 그는 일본 게임온에서 천상비와 붉은 보석, 실크로드 등 국내에서 인기를 끌지 못했던 MMORPG들을 하나 같이 이익을 내는 알짜로 탈바꿈시킨 ‘RPG 소싱의 달인’이다. 그는 현재 내·외부 스튜디오에서 자체 제작한 비공개 작품들을 준비 중이다.

그는 “벽은 높겠지만 언젠가 드래곤퀘스트나 파이널판타지, 성검전설 등 유명 RPG를 퍼블리싱하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라며 의지를 피력했다.

앞으로의 성장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제조보다 훨씬 성공가능성이 높은 산업이란 것. “게임은 기성 기업처럼 공장이나 복잡한 유통구조가 필요없어 해외 진출에 용이합니다. 그만큼 주가전망도 밝지요. 포스코나 삼성전자처럼 성장성이 눈으로 보이진 않지만 성장가치는 매우 높아요.”

■“게임은 대중 놀이문화”

그는 유난히 서비스 정신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파는 콘텐츠를 직원들이 스스로 잘 알아두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이를 위해 직원들이 이용자들의 서비스 만족도를 우선시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다짐이다. 그는 “직급보다 직책 위주로 의사결정이 이뤄져 고객들에게 빠른 피드백을 주는 IT벤처 특유의 ‘젊은’ 자율성이 네오위즈게임즈의 강점”이라고 평가하고 “이런 장점 위에 서비스 정신을 심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팀장급을 비롯한 구성원들과 직접 스킨십을 가지며 가치관을 나누고 있다. 으레 새 대표가 온 후 이뤄지는 구조개편은 하지 않을 방침이다.


갈수록 높아가는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대해선 그는 ‘이미 대중에 깊이 스며든 놀이문화’란 말로 응수했다. “게임은 이미 하나의 세대를 대변하는 놀이문화예요. 예전의 딱지치기처럼요. 놀이문화는 없앨 수도 없을 뿐더러 없애야 할 대상도 아닙니다.
놀이문화가 없다면 그건 희망이 없는 사회라고 봅니다. 연인간에, 또 부모와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게임들이 많잖아요. 게임을 ‘교육의 적’처럼 생각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죠.”

/fxman@fnnews.com 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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