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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한국도 ‘제2의 테드 터너’ 필요”

이구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5.10 21:58

수정 2009.05.10 21:58



【로스앤젤레스(미국)=이구순기자】“월트 디즈니와 타임워너의 설립자들은 처음에 주변에서 엉뚱한 사람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았지만 미래의 꿈에 투자했기 때문에 오늘날 세계 최고 미디어그룹을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당장의 셈(계산)에 몰두하는 장사꾼이 아니라 미래의 꿈에 집중하는 진정한 기업인이 나와야 한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뒤처진 국내 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해 미래의 꿈에 투자하는 기업가 정신이 절실하다며 기업들에 미래지향적 투자를 당부했다.

타임워너, 월트 디즈니 등 글로벌 미디어기업 현황을 살피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최 위원장은 8일(현지시간) 로스엔젤레스에서 4박5일간의 일정을 정리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미국에서 규제기관인 FCC를 비롯해 여러 글로벌 미디어기업들이 우리나라의 첨단 초고속인터넷망과 이동전화망을 부러워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벅찼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나 “글로벌 미디어기업들이 앞다퉈 우리나라의 앞선 통신 인프라를 실험실(테스트베드)로 활용하겠다고 나서는데 정작 우리 기업들은 좋은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도 털어놨다. 또 “세계 경제가 어려워 기업들이 보도전문 채널이나 종합편성 프로그램공급업체 같은 콘텐츠 사업을 시작하기에 여건이 나쁜 것은 사실이지만 여건이 좋아진 뒤 새로 출발하면 이미 기회는 없을 것이고 그럴 여유도 없다”며 “어려울 때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기업에 대한 당부와 함께 “정부가 방송통신 융합을 위해 방송통신위원회를 만들었는데 정작 융합의 핵심인 콘텐츠 산업정책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로 분리해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는데 적절하지 못한 행정구조를 가지게 됐다”고 며 정부 구조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에 정보기술(IT) 특보가 생기면 여러 부처로 나뉜 IT·콘텐츠 정책을 조율해내는 역할을 책임져야 한다”고 대안을 내놨다.

정치권을 향해서도 “신문과 방송 겸영 규제처럼 높은 규제장벽을 허물고 콘텐츠 산업을 발전시키려는데 정치적 상황이 효과적으로 지원을 못하고 있다”며 “지금 우리는 장벽을 허물어야 하는지 논쟁할 시간이 없다”고 미디어 관련법 논란 장기화에 대한 불만을 다시 제기했다.


최 위원장은 “오는 2013년 디지털TV 시대는 세계최고 IT인프라를 가진 코리아의 시대라는 생각으로 기업과 정부가 함께 3년간 최선을 다해 준비하지 않으면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조상이 될 것”이라며 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적 노력을 재차 강조했다.

/cafe9@fnnews.com 이구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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