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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 ‘콘텐츠 사업’ 전방위 확대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5.12 22:28

수정 2009.05.12 22:28



올 들어 SK텔레콤이 전방위적인 콘텐츠사업 드라이브에 나서면서 관련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콘텐츠제공사업자(CP)나 관련 자회사를 통하는 것이 아니라 SK텔레콤이 직접 나서서 콘텐츠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영향력이 클 것이란 전망에서다.

SK텔레콤의 콘텐츠사업은 영화에서부터 게임사업을 넘어 미디어에까지 미친다. 우선 영화사업에서 SK텔레콤은 올해 배급사업에 400억원을 투자한다. 지난해 영화배급사업에 뛰어든 뒤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지만 올해 액수를 두배가량 늘렸다. 배급작도 올해 15개 정도로 늘린다.
지난해 실적은 영화 6편 배급에 매출액은 346억원이었다.

온라인게임사업에도 본격 뛰어든다. 이르면 오는 6월께 게임포털을 론칭할 예정이다. 이미 일본 게임업체 세가 등과 온라인게임 판권 제휴를 하는 등 국내외 게임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시장에선 국내 메이저 게임사를 인수할 것이란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콘텐츠·미디어 시장에서도 온미디어 등이 매물로 나오면서 유력한 인수주체로 SK텔레콤이 주목받고 있다. SK텔레콤은 “외부에서 나오는 추측일 뿐 인수 근거가 없다”며 인수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2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언제든지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만큼 여전히 시장에선 주요 인수후보군에 올려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이 그리는 판도에 따라 콘텐츠 시장이 요동칠 것”이라며 “지금은 인수의사가 없다고 하지만 인터넷TV(IPTV), 모바일, PC를 통합하는 이른바 3스크린(3S) 서비스의 콘텐츠 공급에서 주도권을 쥐고 가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미디어 시장에서도 SK텔레콤의 움직임은 초미의 관심사다. SK텔레콤은 손자회사인 CU미디어(옛 YTN미디어)를 국내 최대 케이블TV 방송사인 씨앤앰의 드라맥스(PP)와 지난 4월에 합병했다. 대주주는 씨앤앰이 맡는 구조이지만 SK텔레콤의 향후 미디어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텔레콤이 앞으로 복수케이블TV 운영사업자(MSO)를 통해 우회적으로 미디어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 최대 케이블TV 방송사인 씨앤앰은 외국계 자본이 대주주여서 수년내 매각 가능성이 있고 이때 매수 후보자로 SK텔레콤이 유력하다는 논리다.

통신방송 전문 리서치 업체인 애틀러스 리서치앤컨설팅은 “표면적으로는 중소 규모 PP업체 간 합병이지만 SK 진영의 우회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타임워너식 통신-미디어 지주사 모델처럼 SK텔레콤을 중심으로 SK브로드밴드, MSO가 자회사로 묶이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전문가는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인수해 초고속인터넷망을 확보했지만 실제로는 인터넷망이 여전히 취약해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SK브로드밴드의 기반이 케이블TV망(HFC)인 점을 고려하면 씨앤앰은 알짜 수도권 지역에서 유선망을 확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은 SK텔레콤이 KT와 마찬가지로 공격적으로 콘텐츠사업에 투자할 가능성이 작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콘텐츠·미디어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skjung@fnnews.com 정상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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