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경제단체

‘디빅스폰’ 인기몰이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7.15 22:16

수정 2009.07.15 22:16



휴대폰이 사진, 음악에 이어 동영상, 인터넷 등을 사용하는 멀티미디어기기로 빠르게 확장되면서 콘텐츠, 휴대용미디어플레이어(PMP) 등 관련 시장에 파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팬택은 파일 형식을 바꾸지 않아도 동영상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디빅스(Dvix)’를 지원하는 일반 휴대폰을 속속 내놓고 있다. 앞으로 디빅스를 지원하는 ‘보는 폰’이 확산될 전망이어서 동영상 감상용인 PMP와 직접 경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일반 휴대폰 하나로 다양한 동영상을 볼 수 있게 돼 콘텐츠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디빅스(Divx)는 PC에서처럼 휴대폰에서도 별도 파일형식 변환 없이 고화질 동영상 파일을 재생할 수 있게 해준다. 이전엔 일반 휴대폰에서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 각종 동영상 파일을 구동하려면 이동통신사 규격에 맞는 파일로 변환해야만 했다.


■삼성·팬택이 열고 LG는 “미정”

디빅스 지원폰은 삼성전자가 먼저 신호탄을 쐈고 곧바로 팬택이 뒤따랐다. LG전자는 입장을 정하지 않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몰레드 햅틱폰’을 ‘보는 폰’ 트렌드에 맞춰 화면을 8.9㎝(3.5인치)로 키웠다. 이 정도면 PMP가 처음 나왔을 때의 화면 크기다. 여기에 꿈의 화질로 불리는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를 탑재했다. 대용량 동영상 구동을 감안해 외장메모리도 16GB까지 확장된다. DVD급 영화 10편(약 16시간)이나 MP3파일 4000곡을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다.아몰레드 햅틱폰은 출시 일주일 만에 하루 개통 2000대를 넘을 정도로 초반 인기몰이 중이다.

팬택도 디빅스 플레이어가 되는 풀터치 ‘큐브릭(IM-R470S)폰을 오는 20일 내놓는다. 동영상을 보기 좋도록 화면도 8.1㎝ 크기의 초고화질 WVGA(800×480)급 액정표시장치(LCD)로 했다.

LG전자는 최근에 국내에 출시한 아레나폰에 디빅스기능을 넣지 않았다. LG전자 관계자는 “디빅스 탑재는 아직 미정”이라며 “지금도 다양한 동영상포맷의 콘텐츠를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LG전자는 해외에선 디빅스를 탑재한 폰을 출시하고 있다. LG전자는 디빅스 기능을 지원하고 21대 9 화면비의 10.1㎝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폰을 조만간 유럽시장에 론칭할 계획이다.

■이통사들 “썩 내키진 않지만…”

이동통신사들도 디빅스 기능이 탑재된 멀티미디어폰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하지만 썩 내키지 않는 모양새다. 저작권 문제도 걸리고 이통사 입장에선 돈이 안되는 모델이다.
이동통신사의 영역 밖에서도 콘텐츠를 가져와 얼마든지 볼 수 있기 때문.

업계 한 관계자는 “MP3파일이나 동영상파일을 오픈하는 게 세계적인 추세이긴 하지만 우리나라는 과도기에 있어 사업자도 이통사도 모두 헷갈려한다”며 “그래서 제조사들이 이통사들의 눈치로 디빅스 기능을 부각하는 광고를 대놓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등의 긍정적 효과도 기대된다.
소프트웨어나 콘텐츠를 사고 파는 ‘앱스토어’ 사업을 준비 중인 이동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들이 콘텐츠(SW)시장에서도 경쟁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skjung@fnnews.com 정상균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