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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인터넷族 ‘600만명 시대’

권해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8.03 22:22

수정 2009.08.03 22:22



한달 동안 정해진 요금을 내고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이용하거나 콘텐츠를 내려받는 무선인터넷 가입자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이 매월 일정한 요금만 내면 무선인터넷과 콘텐츠를 마음껏 쓸 수 있는 새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국내에서도 휴대폰을 통한 인터넷 사용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무선인터넷 정액제 가입자는 SK텔레콤이 328만명, KT가 173만명, LG텔레콤이 109만명으로 처음으로 총 600만명을 돌파했다. 국내 휴대폰 사용자(4700만명) 10명 중 약 1.3명 꼴이다.

무선인터넷 요금은 콘텐츠 다운로드 비용인 정보이용료와 인터넷 사용량에 따라 적용되는 데이터통화료로 나뉜다. 데이터 통화료가 일찌감치 정액제로 바뀐데 이어 정보이용료까지 정액제로 바뀌면서 요금부담이 없어진 무선인터넷 이용자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이용료 SK텔레콤은 지난달 2일 정보이용료와 데이터통화료를 통합한 정액제인 ‘데이터존프리’ 요금제를 선보였다. 이 요금제는 한달이 채 되지 않은 7월 말 50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기록했다. 매월 1만3500원만 내면 ‘프리존’에 있는 4000여개 콘텐츠를 데이터통화료 10만원 정도까지 무제한 쓸 수 있다는 점이 고객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4분기 무선인터넷 매출이 정액제 가입자 증가와 함께 전년 동기 대비 11.8%, 전 분기 대비 7.4% 증가한 671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말 240만명에 그쳤던 무선인터넷 정액제 가입자 수는 7월 말 현재 36.7%나 증가했다.

LG텔레콤은 매월 6000원만 내면 PC처럼 자유롭게 웹에 접속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한 ‘오즈(OZ) 무한자유’ 요금제를 지난해 4월부터 선보였다. 이 요금제는 무선인터넷 사용자 증가의 ‘기폭제’가 됐다. LG텔레콤은 데이터통화료와 정보이용료를 합친 정액요금제에서 SK텔레콤이 선수를 치자 한층 더 저렴한 통합요금제를 곧 선보일 계획이다.

KT는 지난해 업계에서 가장 먼저 정보이용료와 데이터통화료를 묶은 ‘데이터 완전자유요금제’를 내놨다. 무선인터넷 경쟁이 가열되자 ‘완전자유존’의 콘텐츠를 대폭 보강하는 식으로 응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무선인터넷이 활성화된 미국, 일본과 달리 국내에선 이통사들이 자사 중심의 폐쇄적인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그동안 관련 시장의 성장이 지지부진했던 게 사실이다. 특히 콘텐츠 한개 내려받는데 수천원의 비용이 들자 이용자들은 휴대폰 인터넷을 철저히 외면해 왔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SK텔레콤의 무선인터넷 매출 비중은 지난해 23%로 최근 3년간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KT와 LG텔레콤 역시 정체에 빠져 무선인터넷 매출의 증가가 미미했다.


그러나 올들어 이통 3사가 저렴한 정액요금제로 경쟁을 하는 한편 애플, 삼성전자, LG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들의 개방형 콘텐츠 거래장터(일명 ‘앱스토어’)도 활성화되고 있어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이 새로운 전기를 맞을 전망이다.

통신장비업체 시스코는 2008∼2013년 모바일데이터가 연평균 131%씩 증가하며 관련 시장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방통위 고위관계자는 “이통사들이 현재의 폐쇄성에서 벗어나 이용자 중심 체제로 먼저 전환해야 차세대 무선인터넷 시장에서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postman@fnnews.com 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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